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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바다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해냄 / 2020년 2월
평점 :



#공지영소설 그녀의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되었다. #먼바다 이번에는 사랑이다. '시간이 흘러도 결코 지워지지 않는 첫사랑의 기억'
작년 높고 푸른 사다리 이후 만난 그녀의 이야기는 더욱더 몰입도가 높았고 한 번 잡으니 순식간에 다 봐버릴 정도로 흡입력 좋았던 이야기다.
내가 공지영작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야기에 사랑, 인간, 삶과 죽음, 사회적 이야기 등이 있어서 인거 같다. 몇 권째 읽어보지만 매번 감명받고 생각이 많아지게 한다.


공지영 소설 <먼 바다>에는 중간 중간 삽화들이 나온다. 잔잔한 그녀의 이야기에 더해진 그림들이 감성을 더욱 잡아주고 책에 감정을 더해주는 듯 싶다. 그림 속의 여인들은 주인공 그녀일까?하는 의문도 든다.첵 표지의 바다 그림부터 시작해서 책의 감성이 전해진다.


공지영 소설 <먼 바다>는 이제 60을 바라보는 한 여자 미호가 17세에 다가온 첫사랑과의 이야기를 담았다. 우연히 미국에 문학기획을 가게 되었고 마침 거기 사는 동생과 어머니를 만나러 갈 계획을 세우는데 페이수북으로 연락이 닿은 사람. 그는 그녀의 첫사랑이었다.
그녀는 40년 전 그 일에 관해 묻고 싶었다. "그날 그게 무슨 뜻이었어요?"
허무가 기습할 때 인간의 방황은 더 노골적이 된다는 것을. 그리하여 메워지지 않을 공허는 낮 뒤에 내리는 저녁처럼 당연해진다는 것을. 그것은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을 들이켜는 절망과 같았다.(p.24)
그녀는 17세에 성당 행사를 가는 날 그를 만났다. 카톨릭 신학생이었던 그는 인솔자였고 그게 둘의 만남의 시작이었다. 그들은 서로의 무엇이 그들을 끌고 있는지 전혀 모른채로 서로를 알아갔고 서로의 마음이 같아지고 있었다. 과연 그들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건지 읽는 내낸 너무 궁금했다.
그들은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났고 그녀는 기억을 이야기하고 시간을 보낸다.


죽음 앞에서 우리는 새삼 생각하고는 한다. 죽음이란 무엇일까가 아니라 산다는 게 무엇일까, 하고.(p.167)
공지영 소설에서는 사회적 사건이 들어있다. 이번엔 광주 사건인가보다. 그녀의 아버지가 연류가 되어 끌려가서 고문을 당하고 결국 생명을 잃는다. 가족이 그렇게 되고 나서 남은 가족들의 삶도 <먼 바다>에서 느껴볼 수 있다.
그와 그녀의 40년만의 만남은 저녁 그의 동생이 함께 하게 된다. 그 시절 그의 엄마는 신부가 될 아들 주변을 딸에게 감시하도록 했다는 이야기, 그녀가 보냈던 많은 편지들을 없애라고 했지만 그걸 모아 그에게 전했고 그는 그녀에 대해 모든걸 알고 있었다. 마치 계속 알고 지내온 것처럼.
이야기를 들으니 그녀의 희미한 기억의 퍼즐들이 안개를 겉고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답장이 없던 편지가 왜 그랬던건지..
추억이라는 것은 상대가 아니라 그 상대를 대했던 자기 자신의 옛 자세를 반추하는 것일까.(p.208)
그녀는 그가 신학교를 그만두고 새로이 공부를 하겠다고 년 후 공부를 도와 달라고 3년을 기다려 달라고 했었다. 그는 약속해 달라고 했고 그녀는 미안하다며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40년을 그리움과 미안함을 안은채 살아왔던 거 같다. 그렇게해서 그렇게 하고 싶었던 질문을 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는 기억을 하지 못한다. 어떻게 된 일이지...??


그는 그녀와의 일 이후에 다른 여자를 만나 결혼했고 미국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40년을 살았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왜 그는 과거에 그녀와의 일을 기억하지 못할까. 그 이야기 후 그는 이제 그녀를 보고 있지 않고 있다. 그는 어디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그들의 만남은 그렇게 마무리됐고 그의 동생이 그녀를 데려다 준다.
"약간 잘못했을 때 인정하면 약간 잘못하는 것이 되는데, 잘못이 하나도 없다라고 우기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커지더라구요."(p.237)라고 말하며 미호에게 사과하는 그의 동생. 과거 그녀를 좋아했지만 한편으로 엄마를 거역할 수 없어 감시했던 것이 미안했다고...
동생에게 들은 오빠는 파브르 곤충기에 나오는 바구미와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왕노래기벌에게 산 채로 마취 당한 채 천천히 잡혀 먹이는 그것.
과거에 그녀가 그에게 들은 파브르 이야기였는데 무언가 마음이 슬프다.

"돌아보니까, 아픈 것도 인생이야. 사람이 상처를 겪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라는 것을 겪는다고 하고 그게 맞지만, 외상 후 성장도 있어. 엄청난 고통을 겪으면 우리는 가끔 성장한단다. 상처가 나쁘기만 하다는 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거지. 피하지 마, 피하지만 않으면 돼. 우린 마치 서핑을 하는 것처럼 그 파도를 넘어 더 먼 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는 거야. 다만 그 사이에 날이 가고 밤이 오고 침묵이 있고 수다가 있꼬 고 거야."(p.250)
그녀와 그는 서로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이 하나씩 있었다. 물공포증이 있는 그녀가 그와 깊은 바다를 헤엄친 일은 그녀에게 없는 기억이 된 것처럼 그에게 40년 전 그날이 그런 일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이제 모든 걸 기억해냈다. 미호 그녀가 어떻게 만들어갈지 궁금하지 않은가?
결과는....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책 안에 더 많은 사랑과 아픔이 담겨있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잡은 순간 다 읽어버린 <먼 바다> 역시 공지영 소설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그게 마치 나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