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이주윤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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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신선한 끌림을 받았던 책,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저자 이주윤의 이야기를 이야기 드려볼까 합니다.

글과 그림이 함께 있어서 더 이해하기 쉽고 한 방에 확~마음이 와 닿는 책이었는데 저자인 이주윤, 그녀의 목적이 누구나 쉽게 읽히는 책을 쓰는 것이 목표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목표를 향해 잘 가고 계신듯??^^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는 위의 그림과 같이 삽화들이 함께 그려져 있어서 재미를 더해주고 너무 현실적인 이야기와 그림들이 어떻게보면 안타깝기도 하고, 공감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주인공은 30대 후반의 여성, 그녀는 부모님으로부터, 주위로부터의 수많은 결혼하라는 공격(?)을 받으며 지내는 여성.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 자신이 왜 그러는가에 대한 입장을 솔직하게 말하고, 현실을 직설적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결혼은 곧 행복이라는 이상한 공식은 누가 만들어 냈을까(p.19)

그녀는 남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이 겪은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면서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자신이 왜 그 남자들을 선택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그 뒷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렇게 말하지 않으면 누가 알겠습니까?? 주변에서는 당사자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무슨 생각인지 전혀 알 수가 없는게 사람 마음이니까요.

지랄 맞은 성격에 지쳤던, 지친, 지칠 당신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아실는지요.

당신들은 나와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나와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p.62)

저자가 사과문이라며 자신이 만난, 만날 남자들에게 사과문이며 적은 이 글의 마지막은 마음이 참 씁씁했습니다. '당신들은 나와 헤어지면 그만이지만 나는 이런 나와 평생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요' 처음에는 충격이었고, 그 다음에는 마음 한쪽이 안타까웠으며, 그리고 한 쪽으로는 자신을 안다는 것이 그런 자신을 감당하며 살아갈 마음의 준비가 된 그녀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녀는 그냥 해치워지는 결혼이, 나를 그냥 누군가에게 팔아치우는 식의 결혼이, 나의 마음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고 나이로 인해 그냥 가게 하려는 그 결혼이 싫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잘 살기는 바란다고 결혼을 귀에 박히도록 이야기하는 아빠에게 아빠는 아빠고 나는 나다. 라고 자신의 모습도, 나의 마음도 생각해 달라고 이야기하는 느낌이 듭니다.

나는 오늘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빠짐없이 다했다. 남들에게 자랑할만한 것은 하나도 없지만 내가 만족했으니 그걸로 됐다.(p.77)

그녀는 돈에 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전합니다. 직장을 나와 작가로 프리랜서를 하는 그녀. 다음달 돈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그녀는 그 잘난 돈을 벌기 위해 직장으로 다시 돌아갈 생각은 없다고 말합니다. 억만금을 줘도 살 수 없는 것이 목숨이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부자다.(p.88)

왜 우리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고 결혼을 하지 않는 여성이 할 말을 하기 시작하면 노처녀 히스테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을까요???흔히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편견에 대해 그녀는 솔직히 이야기 합니다.

우리는 노처녀 히스테리를 부르는 게 아니다. 그저 스스로가 원하는 바로 확실하게 밝혀도 괜찮다는 걸 이 나이가 되어서야 깨달은 것이다. 그러니 자책할 필요 없다. 우리는 정말 잘살고 있으니까.(p.94)

우리의 추억의 만화 달려라 하니의 홍두깨이야기, 사실 홍두깨도 결혼의 등살에 밀린 캐릭터로 나옵니다. 그녀는 홍두께한테 편지를 쓴 글 중,

주변 사람들이 너를 아무리 깎아내리더라도 그 말이 휩쓸려 쫒기듯 결혼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서 좀 더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거야. 평생을 함께 보낼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잖아. 안 그래?(p.123) 그녀가 말하고 싶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는 부분. 우리는 그나 그녀들의 마음을 보지 않고 숫자만 보고 밀어부치고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사랑은 뭐 대단한 게 아니라 그저 타이밍이 전부인가 싶다.(p.197)

새가 우는 것을 노래라 여기면 듣기에 좋고 울부짖음으로 여기면 듣기에 괴롭다. -법륜 스님-

어쩌면 우리가 타인에게서 듣게 되는 무례한 이야기는 상대가 의도치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저 언변에 능하지 못하여 제 뜻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투박한 단어들이 툭툭 튀어나와 버린 것은 아닐까 짐작해본다. 그들이 함부로 내뱉는 것처럼 들리는 말이 사실은 상대방에게 가까워지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이제는 알겠다.(p.248)

무엇이든 네가 느끼는 대로 하면 되는 거다. 남의 말을 너무 따라갈 필요는 없다. 너만의 방식대로 해서 누군가가 알아주면 좋은 거고 만약 알아주지 않더라도 너의 것이 남으니 그것 또한 좋은 일 아니겠느냐.그러니 누가 시키는 대로 하지 말고 무엇이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네 마음이 가는 대로 해라.(p.285)

그녀가 아직 혼자인 건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알고 자신이 원하는데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당당함이 좋았 고, 그 속에서 사회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카로운 시선들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그녀를 통해 속시원합을 느껴보았습니다. 사이다처럼 시~~원하게 이야기와 글로 이야기하는 <제가 결혼을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의 저자 이주윤.

시집가라는 잔소리 때문에 영혼이 아주 너덜너덜해진 그녀의 사이닥 같은 시원한 이야기 속에 살짝 들어가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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