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로 보는 5분 한국사 - 고려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유요 지음, 미정 그림, 신병주 감수 / 빅피시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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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5분 한국사 - 고려부터 근현대까지, 한국사의 결정적 순간들> 유요 (지은이),미정 (그림),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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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나는 뼛속까지 이과생 공돌이라 가끔은 왕의 재위 순서나 사건의 전후 관계가 머릿속에서 어지럽게 뒤엉키곤 한다. 분명 배운 기억도 있고 이름도 낯익은데, “이 사건이 먼저였나, 저 왕 때 일이었나?” 헷갈린다. 역사는 아무리 공부해도 돌아서면 까먹기가 일쑤다. 이 책 『만화로 보는 5분 한국사』는 그렇게 흐릿해진 기억을 부담 없이 다시 맞춰보기에 꽤 유용하고 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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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고려 시대를 시작으로 조선과 근현대까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주요 사건과 인물을 짧은 만화로 먼저 각인시킨 뒤 친절한 설명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교과서처럼 딱딱한 서술 대신 옆에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듯 편안한 어조로 쓰여져 있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는 게 아주 큰 장점이었다. 특히 돋보이는 부분은 만화와 글의 균형감이었다. 재미있는 장면으로 사건의 핵심 이미지를 먼저 머릿속에 띄운 뒤 필요한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짚어주기에, 이미 알던 내용은 빠르게 상기시킬 수 있었고, 모호했던 부분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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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유요 작가의 '역사송'을 QR코드로 바로 연결해 들을 수 있는 구성도 재미있었다. 왕의 이름과 주요 사건을 노랫말로 흥얼거리는 방식이 얼핏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특유의 리듬과 멜로디는 텍스트보다 훨씬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법인 것 같다. 책을 읽고 영상을 확인한 뒤 다시 페이지로 돌아오면 시대의 흐름이 한층 뚜렷하게 정리되어 좋았다. 특히 고려와 조선의 왕 계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둔 구성은 순서가 헷갈릴 때마다 찾아보기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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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안에 고려부터 현대까지의 방대한 시간을 압축해 담아낸 만큼 과감한 선택과 생략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삼국시대 이전의 역사가 생략되어 있고, 극적인 사건과 대표적인 인물 위주로 다루다 보니 역사적 맥락을 아주 촘촘하게 파고드는 책은 아니긴 해서 살짝 아쉬움은 남았다. 그래도 이 책의 목적은 모든 역사적 사실을 완벽히 서술하는 데 있지 않기에, 역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의 불씨를 지펴주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본격적으로 역사를 공부하기 전에 전 뼈대를 잡고 맥락을 파악하는 훌륭한 징검다리 2차 서적으로서의 장점이 무척 빛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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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역사에 처음 재미를 붙였던 순간을 돌아보면 대단히 어렵고 두꺼운 책에서 출발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흥미로운 일화 하나, 뇌리에 박힌 인물 한 명이 계기가 되어 또 다른 책을 찾아 읽게 되곤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국사가 막연히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졌던 이들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첫 장을 넘겨봐도 좋을 것 같다. 책을 모두 읽고 나면 막막함 대신, 역사가 이렇게 하나의 줄기로 이어지는 이야기였다는 명쾌한 감각이 머릿속에 기분 좋게 남을 것이다!



* 이 책은 임민찬 작가x빅피시(@medical_ssem, @bigfish_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만화로보는5분한국사 #유요 #임민찬 #빅피시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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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아날로그형 직장인 - 커리어·돈·삶, 22년이 증명한 본질의 기술
김찬기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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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아날로그형 직장인 - 커리어·돈·삶, 22년이 증명한 본질의 기술> 김찬기, 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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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에서의 이루어지는 대화는 인공지능을 빼놓고 이어가기가 힘들다. 보고서를 작성하고, 자료를 분석하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식까지, 불과 몇 년 사이에 완전히 바뀌었다. 하지만 일의 속도가 빨라지고 효율성이 말도 못하게 좋아지는 한편,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조급함과 불안감도 따라붙는다. 지금 쓰는 도구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가 또 나오는 것은 아닌지, 기술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살피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AI 시대에도 승승장구하는 아날로그형 직장인』이라는 제목은 얼핏 역설적으로 읽히기도 한다. 모두가 최첨단을 이야기하는 시대에 왜 굳이 이 책은 '아날로그'라는 단어를 다시 꺼내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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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면 저자가 말하는 아날로그가 단순히 기술을 멀리하고 과거로 돌아가자는 뜻이 아님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저자가 말하는 아날로그란,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기계가 손쉽게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이 무엇인지를 되짚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신입사원에서 출발해 임원과 대표의 자리까지 22년을 버텨낸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화려한 스킬이 아니라, 책임감, 신뢰, 관계, 꾸준함 같은 지극히 익숙하면서도 가장 기본적인 덕목들이었다. 언뜻 들으면 너무 뻔해 하나마나한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현실 직장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당연한 기본기를 오랜 시간 변함없이 지켜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아날로그적 경쟁력의 실체는 결국 시간이 흐르며 차곡차곡 쌓인 신뢰의 무게에서 나오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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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미덕은 AI를 위협적인 적으로 규정하며 공포심을 자극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AI를 도구로 잘 활용하는 역량은 앞으로도 분명 필수적임에 틀림 없다. 하지만 정보를 빠르게 취합하는 일과는 별개로 정확한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판단력, 복잡한 갈등 상황에서 관계를 풀어가는 유연한 감각, 말과 행동 뒤에 숨은 상대의 진짜 의도를 헤아리는 직관력과 통찰력은 여전히 사람의 몫으로 남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기술이 많은 실무를 덜어줄수록, 역설적으로 그 최종 판단을 내리고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의 가치는 더욱 귀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AI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더 배워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AI에게 결코 맡길 수 없는 내 고유한 역량은 무엇인가를 우리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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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이야기는 뒤로 가면서 커리어 설계, 돈과 소비를 대하는 태도로 자연스럽게 확장된다. 단기적인 성과나 빠른 성공의 지름길을 제시하기보다, 경험을 내 것으로 축적하고 번 돈을 어떻게 지켜내며 삶의 주도권을 확보할 것인가를, 이 책은 담담하게 다룬다. 여기서도 마법 같은 공식 대신 반복과 절제라는 원칙이 강조된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잊고 지냈던 원칙들을 하나씩 점검해 보라는 것이 저자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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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을 기민하게 익히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그 속도만을 좇다 보면 정작 동료들과 일하는 방식이나 스스로의 판단력을 단련하는 일은 뒷전으로 밀려나기 쉽다. 이 책은 완전히 새로운 성공 법칙을 들려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변해도 변하지 않는 오래된 원칙들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보수적이지만 원칙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빠르게 앞서가는 사람도 눈길을 끌지만, 결국 끝까지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은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그 단단한 기준만큼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것 같다!



* 이 책은 미다스북스(@midasbooks)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AI시대에도승승장구하는아날로그형직장인 #김찬기 #미다스북스 #북스타그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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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이지만 걱정 마세요 ㅣ 푸르른 숲 58
최상아 지음 / 씨드북(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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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이지만 걱정 마세요> 최상아, 씨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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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이라는 어두운 시대적 배경에 '걱정 마세요'라는 다정한 당부가 붙은 제목의 책이라니! 그리고 표지에 이토록 멋진 일러스트가 그려진 책이라니!! 절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심지어 소재는 유령 발레리노와 시간 여행, 그리고 항일 독립운동이라니!!! 언뜻 멀어 보이는 소재들의 조합이 무척이나 마음에 든 책이었다. 그리고 책장을 넘길수록 이 이질적인 조각들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몸이라는 하나의 뚜렷한 줄기로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내용이 참으로 흥미진진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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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발레리노 수혁에게 할머니는 세상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부모님에 이어 할머니마저 떠나보낸 뒤에도 수혁은 그 슬픔을 완전히 누리지도 못한다. 슬퍼할 겨를도 없이 하루만 쉬어도 몸이 굳을까 발레 연습을 걱정하고 그런 메마른 자신을 향해 자책을 쏟아낸다. 감당하기 어려운 비극이 닥쳤을 때, 감정을 깊이있게 들여다보는 대신 당장 눈앞의 일과를 생각하며 버텨내는 모습이 지극히 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슬픔을 해결할 방법을 몰라 몸을 계속 움직여야만 했던 수혁의 모습은, 상실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공감이 갈만 한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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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 유령 이고르의 부탁으로 80년 전의 1944년 러시아로 향한 수혁은 그곳에서 독립운동가 선화와 여진을 만난다. 이 소설은 발레라는 소재를 단순히 주인공의 특징을 보여주는 장식으로만 소모하지는 않는다. 무대 위에서 가장 완벽한 선을 만들기 위해 단련했던 수혁의 근육과 움직임은, 위기의 순간 누군가를 지켜내는 실질적인 힘으로 탈바꿈한다. 그런 점에서 구성이 잘 짜여져 있는 소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직 자신의 성공과 꿈만을 위해 쓰이던 신체 능력이 타인을 보호하는 행동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통해 인물의 성장을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무척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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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그려내는 독립운동가 선화와 여진의 모습 역시 인상적이다. 이들은 내일의 평범한 삶을 꿈꾸는 한 개인으로서의 얼굴을 잃지 않는다. 많은 소설 속에서 이러한 평범함은 이념이나 구호 뒤에 가려지기 쉬운데 말이다. 독립 자금을 모으는 위험한 과업이 끝난 뒤 자신만의 소박한 삶을 이어가고 싶어 하는 두 사람의 대화는, 역사의 기록 속에서 이름조차 남지 못한 수많은 이들의 진짜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만 같았다. 이 작품에서 시간 여행은 단순한 판타지적 설정을 넘어, 잊힌 이들의 숨결을 복원하는 따뜻한 시선으로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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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무게감과 판타지의 경쾌함을 균형 있게 조율하며, 상실의 늪에서 다시 세상으로 걸어 나오는 회복의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냈다는 점에서, 이 책이 상당히 수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장을 덮고 나면 제목 속 "걱정 마세요"라는 말이, 그저 바람에 흩어져 버릴 위로가 아니라 정말로 따뜻하고 든든한 온기로 남는 듯 했다. 시공간의 벽을 넘어 누군가가 나를 기억하고 염려해 주는 한, 우리는 삶의 그 어떤 어두운 계절 속에서도 완전히 혼자가 아닐 테니 말이다.



* 이 책은 씨드북(@seedbook_publisher)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1944년이지만걱정마세요 #최상아 #씨드북 #북스타그램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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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바이브 코딩 + 커서 AI - 아이디어를 현실로! AI와 완성하는 5가지 실전 프로젝트 ㅣ Do it! 시리즈 (이지스퍼블리싱)
허주희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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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it! 바이브 코딩 + 커서 AI - 아이디어를 현실로! AI와 완성하는 5가지 실전 프로젝트> 허주희, 이지스퍼블리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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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 소프트웨어로 만들고 싶어도,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진입장벽이 너무나도 높았기 때문에 번번이 좌절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만들고 싶은 기능을 자연어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짜주고, 에러가 발생하면 다시 질문해 고쳐나가는 시대가 도래해 버렸다. 그럼에도 코드 몇 줄을 얻어내는 것과, 기획부터 실제 배포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완전한 서비스’를 완성하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이 책 『Do it! 바이브 코딩 + 커서 AI』는 바로 그러한 간극을 현실적인 실습으로 메워주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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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이 바이브 코딩을 몇 번의 프롬프트만으로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내는 요술 방망이처럼 과장하지 않는다. 만들고자 하는 대상을 정의하고, 필요한 기능을 잘게 쪼개어 AI에게 명확하게 요구하며, 출력된 결과를 검증하고 수정해 나가는 지난한 과정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건 AI의 코딩 능력이 아니라, 방향을 설정하고 결과를 판단하는 사람의 구체적인 기획력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딸깍’ 한 번으로 모든 게 끝난다는 허황된 기대 대신, AI를 도구 삼아 작업을 지휘하는 현실적인 감각을 훈련시켜준다는 점에서 책이 참 좋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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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 예제는 무척이나 실용적이었다. 가계부 웹사이트를 시작으로 여행 기록 앱, 카카오톡 대화 분석기, 주식 데이터 분석기, 최신 논문 요약 대시보드까지 5개의 완성형 프로젝트를 다룬다. 웹과 모바일 앱 개발, 데이터 수집과 시각화 등 서로 다른 성격의 작업을 두루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특히 사진의 메타데이터(날짜·위치)를 추출해 지도에 경로를 표시하는 여행 기록 앱이나, 카카오톡 대화를 데이터로 정제해 시각화하는 과정은 평소 상상만 하던 아이디어가 실제 작동하는 기능으로 구현되는 재미를 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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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요약 대시보드를 구축하며 크롤링에 앞서 robots.txt와 사이트 이용 정책을 확인하고, 무작정 데이터를 긁어오기보다 공식 API 사용을 먼저 고려하도록 안내하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AI로 코드를 생성하기가 너무나 쉬워진 시대일수록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가’ 못지않게 ‘규범적으로 올바른 방식인가’를 살피는 태도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기술을 빠르게 다루는 법과 함께 기술을 다루는 책임감 있는 태도까지 일깨워준다는 점에서도 참 훌륭하고 꽤나 알찬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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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한 권을 완독한다고 해서 곧바로 전문 개발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실습을 진행할수록 웹 구조, 데이터베이스, API 연동, 보안 등 앞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할 공부의 목록들이 쌓여가는 기분도 들었다. AI가 코딩의 수고를 덜어줄수록 인간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은 ‘무엇을, 왜 만들 것인가’를 정의하고 집요하게 질문하는 힘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코딩이라는 문턱에 걸려 아이디어를 서랍 속에만 묻어두었던 비개발자는 물론, AI 코딩 도구를 파편적인 코드 수정에만 써왔던 이들에게도 이 책은 훌륭한 실전 길잡이가 되어줄 것 같다.



* 이 책은 이지스퍼블리싱(@easyspub_it)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바이브코딩 #커서AI #허주희 #이지스퍼블리싱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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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지음, 강선형 옮김 / 이학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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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 자크 데리다, 이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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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서 변한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아니오’라는 말에 대한 인상이 아닐까 한다. 무언가를 부정하거나 거절을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우리는 상대의 의견에 맞서는 단호한 저항이나 비판의 제스처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자크 데리다가 말하는 ‘아니오’는 그저 어떤 입장을 단순히 거부하는 태도라고 보기는 어렵다. 데리다의 '아니오'는 완벽해 보이는 내 생각에 작은 틈을 내어, 생각이 한곳에 굳어버리지 않고 계속 움직이도록 만드는 힘의 원천과도 같은 것이었다. 즉, 이 책에서 '아니오'라는 말은 생각의 마침표를 넘어 사유를 멈추지 않고 계속 밀고 나가게 하는 계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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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아주 인상적이었던 대목 중 하나는, 데리다가 다른 철학자들의 텍스트를 대하는 방식이었다. 그는 베르그손의 논의를 손쉽게 반박하거나 자신의 독창성을 뽐내기 위한 징검다리처럼 이용하지 않는다. 먼저 상대가 구사하는 사유의 언어와 리듬 속으로 걸어 들어가 충분히 체감한 후에 바로 그 내부에서부터 새로운 질문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택한다. 책에서 다루는 ‘반복’ 역시 과거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닌 그 생각이 본래 품고 있던 잠재력을 끝까지 밀어붙임으로써 처음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도달하는 일을 의미한다. 타인의 생각을 진정으로 존중한다는 것은 그 사유의 결을 함부로 납작하게 요약하거나 단순화하지 않는 성실함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이 책은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철학자 알랭의 유명한 명제, “사유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는 문장 역시 단순한 비판의 구호를 넘어선다. 무언가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온전히 듣고 받아들이는 ‘예’의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어떤 생각을 ‘맞다’고 인정하는 순간에도, 그 생각 안에는 이미 그것을 뒤집어볼 수 있는 또 다른 질문이 숨어 있다. ‘예’와 ‘아니오’는 무 자르듯 깔끔하게 분리할 수 있는 두 개의 선택지라기 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전제로 하며 얽혀 있다. 이 책에서 데리다는 명쾌한 결론을 건네는 대신, 명제가 발을 딛고 서 있는 바닥 그 자체를 흔들어보는 방식을 택한다. 이 점이 책을 어렵게 만들면서도 또 흥미롭게 만드는 대목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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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술술 읽히는 책은 결코 아니다. 한 문단을 읽고도 "무슨 말이지?" 싶어 앞 문장으로 되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러나 묘하게도 그 답답함 자체가 이 책이 던지는 화두와 아주 많이 닮아 있었다. 빨리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순간 정작 중요한 본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79쪽 까지의 여정을 지나며 나만의 지적 경계를 넓힐 수 있었다. '생각을 그저 많이 하는 사람'과 '자신의 생각마저 의심할 줄 아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뒷부분도 열심히 읽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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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서 후설과 사르트르를 거쳐 ‘무(無)’와 ‘부정’의 문제로 나아가는 대목은 결코 읽기에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인간 의식의 구조를 짚어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만큼은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인간은 눈앞에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존재하는 상태와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그것이 아닌 상태나 아직 오지 않은 가능성을 상상할 수 있기에 우리는 현실을 불변의 법칙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다는 것이다. 이때의 ‘아니오’는 현실을 지워버리는 허무주의가 아니라, 지금의 형태가 결코 유일한 세계는 아니다라고 일깨워주는 작은 숨구멍이자 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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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내 자신이 생각을 꽤 깊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하지만 실상은 고민 끝에 그럴듯한 결론을 내리고 그 자리에 멈춰 서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결론을 내린 바로 그 자리에서부터 진짜 사유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옳다고 확신한 판단의 전제는 무엇인지, 그 전제 바깥으로 한 걸음 나가면 무엇이 보이는지 다시 묻는 일을 앞으로는 해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사유는 한 번 내린 판단이 다시 질문받을 수 있도록 여백을 열어두고 내 생각과 타인의 생각 모두를 너무 성급하게 끝맺지 않는 일이란 결론을 내리며 책장을 덮었다.



* 우주 @woojoos_story 진행으로 우주클럽_철학방에서 함께 읽었습니다.

출판사 : @ehaksa_



#사유한다는것은아니라고말하는것이다 #자크데리다 #이학사 #우주클럽철학방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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