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님 교양
후지하라 유타카 지음, 조성웅 옮김 / 벤치워머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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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님 교양 - 한 권으로 읽는 데님의 기본> 후지하라 유타카, 벤치워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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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는 늘 가장 편하고 만만한 일상복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말이다. 아침에 옷 고르기 귀찮을 때 제일 먼저 손이 가기도 하고, 뻣뻣해도 입다 보면 몸에 맞겠거니 하면서 열심히 입게 된다. 자꾸 입다보면 편하기도 하다. 매일 가까이 하고 사는 청바지인데 이 질긴 옷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는 생각해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 같다. 근데 이 작가는 그걸 열심히 판 사람 같다. '데님 교양'이라니!! 제목부터 심상치가 않았다 그래서 호기심에 『데님 교양』을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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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데님이라는 한 우물을 열심히 파고든 데님 덕후인 것 같았다. 누군가 자기가 푹 빠져 있는 대상을 신나게 떠들면 듣는 사람까지 덩달아 흥미가 돋는 법인 듯 하다. 읽는 내내 무척 즐거웠다. 광부들의 작업복이 할리우드 청춘의 반항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는 역사도 흥미롭지만, 사소한 디테일에 얽힌 사연들이 더 재밌었다. 주머니 끝에 박힌 리벳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잘 찢어지는 모서리를 붙잡기 위한 실용적인 부속이라는 것, 가죽 패치와 레드 탭에는 브랜드와 시대의 흔적이 새겨져 있다는 점 등등, 그저 멋을 부리려고 달아둔 줄 알았던 디테일에 저마다 명확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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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데님을 둘러싼 집요한 수집의 세계는 신기하다는 감정까지 들게 했다. 옷이란 입을수록 낡고, 낡으면 값이 떨어지는 게 상식일 것이다. 모든 물건은 감가상각이 있으니까. 그런데 빈티지 데님의 세계에서는 그 법칙이 완전히 뒤집힌다. 워싱의 결이나 물 빠짐, 실밥의 봉제 방식까지 현미경 보듯 뜯어보며 연식을 가늠하고 값을 매긴다고 한다. 백 년 전 금을 캐던 광부의 땀방울이 밴 바지가 현대인에게는 수천만 원짜리 보물찾기 대상이 되는 풍경은 생경하면서도 묘한 쾌감을 주기도 했다. 물론 모든 낡은 청바지가 보물이 되는 건 아닐 테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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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나니 오래 입어 무릎이 늘어나고 허벅지가 바랜 내 청바지가 조금은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다. 예전 같았으면 버리고 새로 하나 살 때가 됐나 싶었을 텐데, 이제는 그 낡은 모양새가 내가 지나온 시간의 흔적처럼 느껴질 것만 같다. 물론 비싼 빈티지 데님을 찾아 헤맬 생각은 전혀 없다. 일단 돈이 없고... 내게 여전히 최고의 청바지는 아침에 별생각 없이 슥 입을 수 있는 편한 바지니 말이다. 다만 다음번에 바지를 고를 때는 색깔이나 핏만 보지 않고, 주머니 귀퉁이의 리벳과 단단한 스티치도 한 번쯤 유심히 살펴보게 될 것 같다. 내가 가까이 하는사물의 내력을 조금 알고 나니 일상에 또 새로운 재미를 찾은 것 같아 아주 기뻤다!



* 이 책은 푸른숲(@prunsoop)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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