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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사회 - 이상적 이미지를 넘어 자기-세계를 만드는 15가지 방법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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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사회 - 이상적 이미지를 넘어 자기-세계를 만드는 15가지 방법> 정지우, 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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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 책 관련 게시물을 열심히 올리는 사람으로서 이 책은 읽는 내내 조금 마음이 불편했던 것도 사실이다. 내 만족으로 올리는 사진과 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남들이 봤을 때 멋지고 예쁘다고 느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기록한 면도 없지 않았으니 말이다. 정지우 작가의 『환상사회』는 나의 양가적인 마음을 제법 정확하게 짚어내고 있는 듯했다. 우리는 화면 너머 남의 삶을 그저 구경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 편집된 장면들을 기준 삼아 내 일상을 비춰보기가 쉽다. 누군가의 근사한 서재를 보고 나면 멀쩡하던 내 책상이 초라해 보이고, 남들의 화려한 성취를 발견하고 나면 별 탈 없이 보낸 나의 하루가 갑자기 게으름으로 가득 차 보이기도 한다. 진짜 문제는 그 기준이 정말 내가 원해서 세운 것인지조차 확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알고리즘이 부지런히 떠먹여 준 욕망을 내 고유한 취향이라 믿어버리는 순간을,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나 자주 마주하고 있는걸까? 저자가 말하는 ‘항시적 초조함’이란 바로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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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이미지로 소비하는 방식과 AI와의 관계를 연결한 책의 대목이 무척 흥미로웠다.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남긴 짧은 게시물 몇 개만 보고도 손쉽게 판정을 내리는데, 정작 얼굴도 실체도 없는 AI에게는 제법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 역시 일상에서 매일 AI를 끼고 살다 보니 이러한 작가의 통찰을 마주하는 순간 아주 묘한 기분이 들었다. AI는 내가 건네는 말에 늘 친절하게 답해주지만, 실제 사람과의 대화에는 어색한 침묵도 있고 뜻밖의 오해도 끼어든다. 그 번거로운 마찰을 피하기만 한다면, 당장은 편안할지 몰라도 어쩌면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무언가를 잃어버리게 되는 건 아닐까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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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더 근사한 ‘나’를 연출하려 애쓰기보다, 내 관심사로 채워진 ‘세계’를 만들어가라고 권한다.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궁금한 주제를 파고들고, 마음이 가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일.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좋아서 계속하게 되는 일들이 결국 나를 지탱해 준다는 말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초조함의 모든 원인을 개인의 마음가짐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끊임없이 성과와 비교를 강요하는 현실은 스마트폰을 없애버린다고 해도 과연 사라질지 의문이다. 자칫하면 ‘나만의 세계’를 가꾸는 일마저 또 다른 그럴듯한 타인을 위한 전시가 될 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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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책을 덮으니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 책 사진을 찍고 서평을 올리기 전에, 내가 이 책을 왜 좋아했는지부터 잠깐 더 떠올려 보려고 한다. 그럴듯한 서평을 완성하는 것보다, 책장을 넘길 때 느꼈던 그 솔직한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쪽이 지금은 훨씬 더 중요한 건 아닐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그래도 책을 읽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고, 그 감상을 나누는 일도 너무나도 즐겁기에 나는 이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마음만은 절대 잊지 말아야겠다.
* 이 책은 한겨레출판(@hanibook)에서 제공받아 독서모임 진행을 했습니다.
at @yamongyamong_ss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chiwonna_bier @apureumdite @i_am_what_i_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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