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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이별이라는 건 - The Meaning of Farewell ㅣ 소중한 너에게 2
물기남은흙 지음 / 세용출판 / 2026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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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이별이라는 건 - The Meaning of Farewell> 물기남은흙, 세용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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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그림책들이 왜이리 슬픈 내용을 담는지... 읽는 시간은 짧았지만 마음에 남은 여운은 큰 작품이었다. 흔히 그림책이라고 하면 이별이나 상실처럼 무거운 주제일수록 상처의 모서리를 서둘러 둥글게 깎아내며 안도감을 주는 작품들이 많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은 상실과 슬픔이란 감정을 담백하면서도 있는 그대로 잘 전달하는 책이었다. 소중한 존재가 떠나간 뒤 방 안에 덩그러니 남겨진 휑한 공기, 어제까지 아무렇지 않게 반복하던 하루가 별안간 어색하게 삐걱거리는 그 쓸쓸한 멈칫거림의 순간까지도 도망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게 만드는, 그런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책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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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강아지가 함께 계절을 건너온 장면들을 따라가다 보면 반려동물과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마음이 참 아려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위해 쓰인 짤막한 그림책인 것 같기는 한데, 실은 크고 작은 이별의 골짜기를 수없이 지나오며 마음에 굳은살이 박인 어른들에게 훨씬 더 긴 마음 속의 파문을 남길 것 같기도 했다. 따뜻한 그림체와 색감 역시 슬픔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잘 담아내고 있어서 무척 따뜻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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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온 마음으로 깊이 좋아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언젠가 찾아올 이별의 그림자까지 함께 끌어안겠다는 암묵적인 약속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상처받을까 두려워 마음의 온도를 미지근하게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오히려 끝이 정해져 있다는 서글픈 사실 덕분에, 지금 내 곁에 머무는 존재와의 사소한 순간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상실의 늪에서 단숨에 빠져나오는 요령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대신 상실과 나란히 보폭을 맞추며 살아가는 법을 압축적인 그림과 짧은 글귀로 전하는 듯 했다. 슬픔은 부끄러워하며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찬란하게 사랑했던 시간의 반대편에 따라붙는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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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우리는 소중한 존재를 잃은 뒤에 너무 빨리 괜찮아질 필요도, 억지로 잊으려 애쓸 이유도 없을 것 같다. 충분히 기억하고 마음껏 그리워하면서도, 언젠가 찾아올 또 다른 인연에게 다시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책을 덮고 나니 늘 막막하고 두렵기만 하던 이별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헤어짐이 결코 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의 가치까지 지워버리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작고 단단한 그림책이 조용하고도 다정한 방식으로 증명해 준 덕분인 것 같다.
* 이 책은 세용출판(@seyong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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