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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너
반하라구 지음 / 테라코타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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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너> 반하라구, 테라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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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올씩 공들여 빗어놓은 듯한 섬세한 털, 그윽한 빛을 머금은 눈동자, 삐뚤어진 귀와 미묘한 입꼬리까지... 이 책에서 민화풍으로 그려진 강아지와 고양이 그림은 그냥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그림 옆에 조용히 자리 잡은 짧은 사연들을 함께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작가가 정성껏 그려낸 것은 단순한 동물의 외형이 아닌, 누군가가 반려동물을 온 마음 다해 사랑해온 방식 그 자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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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하라구 작가는 초상화를 의뢰받으면 제일 예쁘게 나온 사진 대신 '가장 그 아이다운 사진'을 골라달라고 청한다고 한다. 함께 오랜 시간을 지내온 사람만이 알아챌 수 있는 아주 은밀하고 사소한 표정들이 있을 것이다. 낯선 사람 앞에서 살짝 접히는 귀, 졸음이 솔솔 올 때만 아련해지는 눈빛, 기분이 들뜰 때 한쪽으로 슬그머니 말아 올라가는 꼬리까지. 그림 속 아이들이 하나같이 당장이라도 밖으로 걸어 나올 듯 생생한 까닭은, 작가가 사랑하는 이들만이 알아챌 수 있는 그 사소한 차이들을 놓치지 않고 화폭에 담아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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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과 복숭아, 나비와 동백꽃 같은 전통 민화의 소재들 역시 단순한 배경 장식으로 쓰이지 않는다. 아이가 오래도록 건강하게 곁에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 사랑받으며 평안하기를 소원하는 다정한 기도가 그림 곳곳에 깃들어 있다. 현실에서 어떤 쓸쓸한 사연이나 아픔을 겪었든, 적어도 이 그림 안에서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귀하고 품위 있는 존재로 우뚝 서는 것이다. 특히 길 위의 고양이를 왕실의 귀한 존재로 탈바꿈시킨 「나비와 중전고양이」 그림은 마음에 묘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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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페이지에서는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고, 어떤 페이지에서는 이미 가슴 아픈 이별을 겪었거나 언젠가 다가올 이별을 예감하는 이들의 마음이 느껴져 잠시나마 조용히 그 페이지에 머물게 되기도 했다. 작가가 먼저 떠나보낸 반려동물을 기억하기 위해 시작했던 붓질은, 이제 수많은 사람이 소중한 추억을 가만히 맡겨두는 작고 따뜻한 보관함이 된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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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만나는 너』는 사랑하는 존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따뜻한 눈빛을 모아둔 감성 기록집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언젠가 기억은 시간이 흐르며 조금씩 희미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수염 한 가닥과 눈동자의 사소한 빛까지 정성으로 살려낸 그림 속에서, 아이들은 언제까지나 '가장 그 아이다운 모습'으로 오래도록 당당하게 빛나고 있을 것이다.
* 이 책은 테라코타(@terracotta_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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