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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어떻게 미래가 되는가 - AI부터 양자역학, 청색기술까지, 오래된 상상력의 비밀
이인식 지음 / 드림셀러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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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어떻게 미래가 되는가 - AI부터 양자역학, 청색기술까지, 오래된 상상력의 비밀> 이인식, 드림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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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나는 신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날개를 달고 태양을 향해 날아오른 이카로스, 죽었다가 되살아나는 신들, 섬을 지키는 청동 거인 탈로스까지. 매혹적인 영웅과 신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상상력을 자극하는 텍스트였다. 그때는 그저 아득한 옛사람들이 만들어낸 기발하고 낭만적인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던 신화였는데, 이 책은 고전적인 신화의 완전한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어릴 적 나를 매료시켰던 그 상상들이 실은 우리가 지금 발전시키고 있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모티브이자 원형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책이라니! 정말 특별한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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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동서양의 여러 신화와 현대 과학기술을 병치시키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 반고의 혼돈과 빅뱅 이론 : 중국 창세신화에서 커다란 알 모양의 혼돈을 깨뜨려 우주를 연 반고의 이야기는 우주의 탄생과 폭발을 설명하는 빅뱅 이론으로 연결된다.
- 미궁과 경로 탐색 알고리즘 : 미노타우로스를 가둔 다이달로스의 복잡한 미궁은 오늘날 인공지능이 최적의 길을 찾는 경로 탐색 알고리즘과 맞닿아 있다.
- 청동 거인과 로봇 공학 : 청동 거인 탈로스와 이카로스의 비행은 인간을 닮은 피조물을 만들고 하늘을 날고자 했던 오래된 욕망의 시초다.
서로 다른 시공간에 존재하던 서사와 기술이 하나의 선으로 깔끔하게 이어지는 순간을 목도하는 것은 이 책이 주는 가장 직관적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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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죽음과 불멸을 다룬 대목이 무척 재밌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영혼의 부활을 위해 발전시킨 미라 제작 기술을 오늘날의 인체 냉동보존술과 생명 연장 연구와 연결시키다니! 미라가 현대 냉동인간 기술의 직접적인 계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죽음을 삶의 완전한 종말로 수용하지 않으려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만큼은 수천 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꽤나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신화가 그 열망을 설화로 구성해 냈다면, 현대 과학은 그것을 실험의 영역으로 끌고 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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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기술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매일 업데이트되는 모델과 눈부신 발전 속도를 따라가다 보면 기술의 뿌리를 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기술이란 어느 순간 우연히 완성된 산물이 아니라, 인류가 수천 년 동안 품어온 질문과 욕망이라는 토양 위에서 피어난 꽃임을 알게 되었다. 인간을 닮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이동하고 싶다는 꿈, 죽음을 넘어 영원히 존재하고 싶다는 소망. 이 모든 과학의 질문들은 기술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신화라는 이름의 이야기 속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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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신화와 현대 과학을 이어 붙이는 저자의 몇몇 연결 고리는 다소 과감하거나 자의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도 학사적 계보를 엄밀하게 추적하는 학술서라기보다는, 오래된 서사와 최신 기술 사이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중 교양서에 가깝기에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 머릿속을 스쳐 지나는 터무니없고 엉뚱한 상상 역시, 먼 미래 누군가가 과학이라는 언어로 풀어내야 할 또 하나의 신화일지도 모른다!
* 이 책은 드림셀러(@dreamseller_book)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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