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의 괴이도감
현찬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강수의 괴이도감> 현찬양, 위즈덤하우스



🐸

일단 제목부터 끌렸다. 괴이도감이라니! 신화, 전설, 설화, 민담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흥미를 끌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이상하고 낯설면서도 두려운 존재들이 한 권의 책 안에 차곡차곡 기록되어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 그런 기대를 꽤나 근사하게 채워주는 소설이었다. 이무기, 쌍두사목인, 흉내 문어, 독도의 강치처럼 기묘하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존재들이 등장하고, 매 장 끝에는 강수가 남긴 기록과 두타비의 덧말이 붙는다. 그래서인지 소설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먼저 누군가 오랜 시간동안 작성하고 정리한 도감을 슬며시 들춰보는 느낌마저 들었다. 


🌘

소설 속 이야기는 이무기의 저주로 괴인이 된 강수와 태어날 때부터 괴인이었던 두타비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강수는 인간으로 태어났지만 이무기의 저주를 겪으며 괴인의 몸을 갖게 되었고, 두타비는 처음부터 인간의 범주 바깥에서 태어난 존재였다. 둘은 괴인들의 나라 영춘을 찾아 길을 떠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괴이한 존재들을 만난다. 흥미로운 동양 판타지 모험담이기도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이 이야기가 단순히 신기한 괴물들을 소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차근차근 알아가게 된다. 


🐸

강수는 계속해서 되묻는다. 괴인들은 생명체로 분류할 수 있을까? 이미 살아 움직이고, 먹고, 숨고, 두려워하고, 사랑하고, 살아남으려 애쓰는 존재들에게 굳이 생명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주어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이라니... 소설 속 괴이들은 무섭다 못해 애틋하기까지 하다. 인간과 섞여 살기도 하고, 인간에게 쫓기기도 하며, 어떤 존재들은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조용히 생을 이어간다. 이 존재들의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정말 괴이한 존재는, 이미 존재하는 것을 끝없이 의심하고 분류하려 드는 인간 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

나는 특히 두타비라는 캐릭터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처음에는 어딘가 허술하고 엉뚱한 인물처럼 보였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세상을 오래 떠돌아 다녀 본 존재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감이 있었달까? 모든 진실을 밝히는 것이 늘 옳은 일은 아니라는 말, 어떤 것은 가만히 놓아두는 것이 예의일 수 있다는 두타비의 말이 감명깊게 다가왔다. 강수가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두타비는 세상을 꼭 전부 이해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인물 같았다.


🐸

마지막에 다다르면 이 소설은 단순히 괴이한 존재들을 소개하는 도감을 작성하는 문제에서, 존재를 함부로 단정하지 않는 법에 관한 이야기라로 승화된다. 머리가 두 개이든, 여자이자 남자이든, 자신이 누구인지 아직 고민하는 중이든, 존재 그 자체가 이미 증명이라는 문장이 참 좋았다. 그 어느 누구도 누군가의 존재 여부를 허락하고 말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미 살아 있는 존재 앞에서 필요한 것은 긍정이나 부정이 아니라 조금 더 알고자 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



*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wisdomhouse_official)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강수의괴이도감 #현찬양 #위즈덤하우스 #괴이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