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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바다처럼 운다
임세병 지음 / 달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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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바다처럼 운다> 임세병,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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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프랑스에서 지내며 써 내려간 글들을 모아 놓은 에세이집이다. 어떤 글은 시처럼 짧고, 어떤 글은 일기같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한 편의 짧은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대부분의 글들이 그리 길지 않아서 책을 속도감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한 편, 한 편의 글에 담긴 저자의 정서는 꽤나 무게감이 느껴졌다. 보통의 에세이처럼 하나의 주제를 따라 차분히 따라가지 않고 파리와 코르시카, 과거와 현재, 사람과 기억이 물결처럼 오가며 책 안에 흩어지다가도 모인다는 게 이 책의 독특한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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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흩어짐과 모임이 이 책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삶이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반듯하게 정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시절은 짧은 하나의 문장으로 정의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의 한 시절은 긴 이야기로도 다 설명되지 않기에... 작가는 그런 마음들을 억지로 정돈하지 않고 떠오르는 장면과 감각을 그대로 글로 옮긴 것 같았다.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감정을 직접 설명하기보다, 빛의 색이나 방의 공기, 낯선 도시의 거리, 누군가의 표정 같은 것들로 마음을 보여주는 순간이 많아서 글이 매우 감각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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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곳곳에는 상실의 감각이 깃들어 있다.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 현수의 존재는 책 곳곳에 조용히 도처에 배어 있었다. 작가는 그를 잊으려고 하지도 않고, 슬픔을 다른 감정으로 포장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다만 떠난 사람을 마음에 둔 채, 현수를 대신해 치열하게 살아가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서인지 “너는 살아야지”라는 문장이 유난히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를 잃은 뒤에도 계속 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 짧은 문장 안에 녹아들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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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속의 바다는 단순히 낭만적인 여행지가 아니었다. 계속해서 흔들리고, 때때로 가라앉고, 또 다시 밀려오는 마음을 상징하는 소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불안해지고, 다 지나간 줄 알았던 기억이 어느 날 갑자기 돌아온다는 건 참 힘들고 괴로운 일이다. 그런 마음의 동요가 이 책의 문장들 속 곳곳에 담겨있다. 이 마음을 나는 쉬이 가늠조차 하기 힘들었지만, 그래도 작가가 유려하게 쓴 문장에 천천히 젖어드는 느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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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고 제목을 다시 읽어보니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다. 소년이 바다처럼 운다는 건 크게 울부짖는다는 뜻이 아니었다. 그저 멈추지 않고 밀려오는 마음을 품고 살아가기에 바다처럼 운다는 표현을 쓴 게 아닌가 싶었다. 단정한 위로와 쓸쓸한 감성이 깊게 묻어나는 책이었다. 그래서 아마 한 동안 책의 문장들이 마음 속에서 오래도록 남아있을 것 같다. 프랑스의 낯선 풍경 속에서 쓰인 한 사람의 글을 통해 다채로운 감정을 느낄 수 있었던, 그런 책이었다.
* 이 책은 달 출판사(@dalpublishers)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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