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리스 피플 - 책임, 공감, 원칙이 사라진 거대 플랫폼 기업의 세계
세라 윈윌리엄스 지음 / 디플롯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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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리스 피플 - 책임, 공감, 원칙이 사라진 거대 플랫폼 기업의 세계> 세라 윈윌리엄스,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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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소 뜬금없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책의 초반부에 갑자기 저자가 어린 시절 상어에게 물린 스펙터클하고 경악스런 이야기가 나온다. 페이스북에 관한 진실을 폭로한 책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는데 막상 저자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 그것도 뜬금없이 상어에 물린 이야기가 나오니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했다. 엥, 갑자기 상어가 튀어나온다고? 그런데 책을 읽어 나가면서 이 이야기가 괜히 들어간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어에게 물린다는 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지불식 간에 어떤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에게 공격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상어에 물리고 나면, 일반적인 사람들은 예전처럼 아무렇지 않게 바다를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저자에게 '페이스북'이란 존재도 비슷했던 것 같다. 저자는 초기에는 페이스북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쪽이라고 봐야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닫힌 사회를 열고,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내가 처음 페이스북을 접한 건 어렸을 때 이민간 친구를 찾기 위해서였고 이후 나는 페이스북을 그저 기록용으로만 썼는데, 저자는 페이스북의 파급력을 먼저 생각해냈다니... 좀 놀랍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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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페이스북 안에서 중요한 것은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더 많은 사용자를 붙잡고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더 많은 영향력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중국 시장을 둘러싼 이야기나 정치적 혼란에 대처하는 방식, 청소년 사용자를 바라보는 태도 같은 대목을 읽다 보면 꽤나 불편하다. 이미 대략 알고 있는 사실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심각할 줄은 몰랐다. 이게 정말 몰라서 벌어진 일일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른 척한 걸까 싶어진다. 셰릴 샌드버그 이야기도 꽤 인상적이었다. <린 인>이란 책으로 여성 리더십의 상징처럼 알려진 인물인데, 책 속에서 보이는 모습은 알고 있던 이미지와 상당히 달랐다. 물론 한 사람의 증언만으로 모든 것을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기업이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얼마나 매끄럽게 포장될 수 있는지는 분명히 느껴졌다. 마크 저커버그 역시 마찬가지다. 천재 창업자, 젊은 혁신가 같은 말 뒤에 숨겨져 있던 모습이 상당히 소름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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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설명하는 페이스북은 나쁘다기 보다는, 뭐랄까... 찝찝한 쪽에 가까운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영화나 만화 속 악당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그저 회의하고, 결정하고, 보고하고, 자기 일을 한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다치고, 사회가 흔들리고, 개인정보가 거래되고, 알고리즘이 사람들의 감정과 판단을 건드린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책임지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케어리스 피플'이란 제목이 참 찰떡이란 생각을 했다. 부주의한 사람들, 무신경한 사람들. 아니 어쩌면 무책임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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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초반부에 등장했던 상어 이야기를 다시 상기하게 된다. 상어는 적어도 자신이 상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플랫폼 권력은 자신의 존재를 은폐한 채 친근하고 멋진 모습으로 다가온다. 연결, 혁신, 자유, 커뮤니티 같은 말들로 자신을 잘 위장해서 말이다. 그런데 그 말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자주 책임을 가리는 포장지가 되는지 이 책은 집요하게 보여준다. 플랫폼 권력이 지배하는 시대, 이 책의 경고는 상당히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움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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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두께가 있어서 처음엔 조금 완독 할 수 있을지 겁이 났는데, 내부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조직 이야기가 워낙 생생해서 금방 읽힌다는 점도 이 책의 장점이었다. 어떤 부분은 거의 드라마처럼 느껴질 정도다. 다만 재미있게 읽었다고 말하기에는 뒷맛이 개운하지가 않다. 책을 덮고 나면 페이스북뿐 아니라 지금 우리가 쓰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그리고 AI 서비스들까지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기술은 점점 더 똑똑해지는데, 그 기술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과연 충분히 조심스러운가 묻게 된다. 



* 이 책은 디플롯(@dplotpress)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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