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댄스 - 춤, 팬덤, 소셜 미디어 ㅣ 컬처룩 미디어 총서 44
오주연 지음 / 컬처룩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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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댄스 - 춤, 팬덤, 소셜 미디어> 오주연, 컬처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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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난 춤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대학생이 된 스무 살 때부터 K팝 댄스를 배울 수 있는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다(그때는 방송댄스라고 했다ㅋㅋ). 연속해서 쭉 학원을 다니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당연히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K팝 댄스를 그냥 화면으로만 본 사람과, 거울 앞에서 박자를 놓치고 동선을 헷갈리고 팔 각도를 맞추려고 애써본 사람의 감상은 아무래도 다를 수밖에 없을테니 말이다. 나에게 K팝 댄스는 한때의 유행이나 가벼운 취미이기도 하지만, 꽤 오랫동안 몸으로 익혀온 라이프스타일에 가깝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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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K팝을 단순히 듣는 음악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K팝의 힘은 따라 추게 만드는 힘에 있다고 말한다. 이 말이 꽤나 마음에 와닿았다. 실제로 춤을 배워보면 K팝 안무가 얼마나 카메라와 관객을 의식해서 만들어졌는지 느끼게 된다. 정면을 향해 선명하게 보이는 동작, 짧지만 강하게 각인되는 포인트 안무, 얼굴과 상반신의 사용, 후렴구에서 터지는 반복 동작, 그리고 최근에는 화려하고 창의적이고 시원시원한 구성까지. 그냥 보기에는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아도 막상 따라 해보면 느낌을 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막상 춰보면 정말 신나고 재밌다. 그런 일종의 '까리한 느낌'이야말로 K팝 댄스가 가진 묘한 기술이자 매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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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커버댄스에 관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모방으로 보지 않고 있다. 나도 춤을 배우면서 자주 느낀다. 누군가의 안무를 따라 추는 일은 단순히 동작을 복사하는 일이 아니다. 몸의 중심을 어디에 둘지, 어떤 표정을 지을지, 힘을 언제 주고 뺄지, 시선 처리는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이상하게 노래와 더 가까워진다. 처음엔 별로라고 생각한 노래도 안무를 따라하보면 노래가 좋아진다. 동시에 평소의 나와는 다른 나를 잠시 꺼내보는 기분도 든다. 그래서 K팝 커버댄스가 전 세계로 퍼진 이유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사람들은 아이돌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몸짓을 통해 잠깐 다른 자신이 되어보고 싶어 하는 것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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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K팝 댄스가 가진 힘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유튜브와 틱톡, 릴스 속에서 사람들은 같은 안무를 각자의 몸으로 다시 구현한다. 좁은 방에서도, 연습실에서도, 거리에서도 K팝은 계속 다른 버전으로 태어난다. 무대 위 아이돌의 춤이 팬들의 몸을 거치며 다시 살아나는 장면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복잡한 문화 현상인 것 같다. 이 책은 마냥 가볍게 읽히지만은 않는다. 문화연구와 무용학에 가까운 내용이 들어가 있어서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K팝 댄스를 좋아하거나 직접 배워본 사람이라면 반가울 수 밖에 없는 책이다. 내가 거울 앞에서 익숙하게 반복해온 동작들이 사실은 소셜미디어, 팬덤, 산업, 정체성과 연결되어 있다는 통찰력도 얻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 이 서평은 서평가 지스(@jisikinn.book)의 '지식인 독서단'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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