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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도 초능력이 필요해
민제이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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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도 초능력이 필요해> 민제이, 팩토리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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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디어 마이 리더 북페어(@dearmyreader.bookfair)에서 산 책이다. 사실 그날 여러 책들 사이에서 이 책을 집어 든 건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회사원도 초능력이 필요하다니. 조금은 허황된 표현인 것 같으면서도, 막상 회사 생활을 떠올려 보면 이보다 더 간절하게 원하는 마음이 투영된 제목도 없지 않을까? 텀블벅×리디북스 소설 기획전에서 ‘에디션 제로’ 선정작이라고 하니 재미는 어느정도 검증된 셈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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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정말 신입사원인 김가현이다. 가현에게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명함이 생긴다. 신입사원에게 이보다 더 절실한 능력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처음 회사에 들어가면 누군가에게 어디까지 물어봐도 되는지조차 알 수 없다. 물어보면 그런 것도 모르냐고 할 것 같고, 안 물어보고 했다가 틀리면 또 혼날 것 같은 그 무시무시한 공포가 마음 한 켠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첫 회사 생활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별것 아닌 전화벨 소리에도 긴장하고, 메일 하나 보내는 데 몇 번씩 다시 읽고, 작은 실수 하나에도 세상이 끝난 것처럼 느껴지던 시절 말이다. 그래서 가현이 명함을 쥐고 실수를 되돌리려 애쓰는 모습은 웃기면서도 조금 짠하기도 했다. 실수에 대해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마지막 메시지에 마음이 뭉클해지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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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파견 계약직 주임 이나정이다. 나정에게는 순간이동 능력이 생긴다. 출퇴근을 3초 만에 할 수 있다니... 지금 나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이다. 나정은 대기업에 파견되어 일하지만 계약직이다 보니 완전히 자기 회사라는 느낌을 느끼지는 못한다. 같은 공간에 앉아 있어도 어딘가 투명인간처럼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고 열심히 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과 언제든 밀려날 수 있다는 불안 사이에 늘 놓여 있다. 순간이동이라는 능력이 나정이 가진 소속감의 결여와 연결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꽤 흥미로웠다. 몸은 사무실에 있는데 마음 둘 곳은 없는 상태. 회사 생활에서 가장 힘든 건 업무 그 자체보다는, 내가 여기서 정말 필요한 사람인가를 계속 확인해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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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강다영은 사람들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처음에는 이 능력이 꽤 유용해 보였다. 회사에서 누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면 눈치 게임에서 훨씬 유리하니 말이다. 하지만 독심술이야말로 가장 피곤한 능력이 아닐까? 회사에서는 누구나 어느 정도 겉과 속의 불일치가 존재한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서 속으로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웃으면서도 계산하고, 칭찬하는 척하면서 견제할 수 있다. 다영은 그 모든 속마음을 듣고도 표정을 관리해야 한다. 다영의 이야기는 회사에서 ‘능력 있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단한 일인지 보여준다. 일을 잘하면 더 많은 일을 맡게 되고 눈치가 빠르면 더 많은 걸 감당해야 한다. 결국 회사원에게 필요한 건, 사람 마음을 몰라도 괜찮은 업무 환경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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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의 주인공은 신생 브랜드 대표 최라희다. 라희는 돈을 마련할 수 있는 수상한 사이트를 알게 된다(유튜브의 구독자를 돈으로 환산해주는 사이트이다). 직원일 때는 대표가 되면 자기 뜻대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막상 대표가 된 라희의 삶은 전혀 가볍지 않다. 직원들의 월급날은 너무 빨리 돌아오고, 제품을 만들려면 돈이 필요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계속 믿음을 줘야 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회사원으로 사는 것도 힘들지만 한 기업의 대표로서 회사를 책임지는 일은 더욱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급이 올라가면 자유로워질 것 같지만, 사실은 증명해야 할 것이 더 많아질 수 밖에 없다. 한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물론 자본력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선결되어야 할 건 역시 신뢰와 책임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드는 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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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나였으면 어떤 능력을 갖고 싶을까?” 생각해봤다. 어쩌면 회사원에게 가장 필요한 초능력은 오늘 하루 너무 망쳤다고 느껴도 내일 다시 책상 앞에 앉을 수 있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거의 초능력에 준하는 이 능력으로, 어쨌든 우리는 오늘도 꽤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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