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X 한국사 - 혐오를 멈추고 시대를 읽는 현대사 수업
김재원 지음 / 날리지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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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X 한국사 - 혐오를 멈추고 시대를 읽는 현대사 수업> 김재원, 날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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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세대를 규정하고 심지어 편을 가르는 말이 너무 쉽게 쓰이는 것 같다. MZ, 꼰대, 영포티, 틀딱 같은 말들이 농담처럼 오가지만, 그 말들 안에는 생각보다 날카로운 비수와도 같은 감정이 들어 있다. 나 역시 그런 말을 완전히 안 쓰고 살아왔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뉴스 댓글이나 직장 이야기, 가족 간의 대화 속에서 “왜 저렇게 생각하지?” 싶은 순간들이 있었고, 어느새 나도 누군가를 세대라는 이름으로 묶어 판단하고 있었던 것 같다. 김재원 작가의 《세대X 한국사》는 그런 익숙한 판단을 잠시나마 멈춘 후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이 책은 세대 갈등을 단순히 “요즘 젊은 사람들은 참을성이 없다”라거나 “기성세대는 시대를 못 따라간다”라는 식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대신 각 세대가 어떤 시대를 지나왔고 그 시대가 사람들에게 어떤 감각과 상처를 남겼는지를 한국 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차분히 짚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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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화 세대에게는 가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고, 86세대에게는 민주화의 경험이 있었으며, X세대에게는 IMF와 구조조정의 불안이 있었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취업난, 불평등, 경쟁, 팬데믹 이후의 각자도생의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이렇게 역사와 병렬적으로 세대를 보기 시작하니, 한 세대가 일정한 특성을 띄게 되는 건 어쩌면 그 시대를 살아남기 위해 그 세대 나름대로 강구한 자구책이자 몸에 밴 방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세대”라는 이름표보다 “시대”라는 조건을 먼저 보자는 시선이었다. 우리는 흔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보면 너무 빨리 결론을 내리곤 한다. 저 사람은 꼰대라서 그렇다, 요즘 애들이라서 그렇다, 배부른 소리를 해서 그렇다 등등.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이후로는 그런 즉각적인 판단이 쉽게 내려지지는 않을 것 같다. 같은 한국 사회를 살아왔지만, 사실 우리는 전혀 다른 속도의 시간표를 통과해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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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부모님 세대를 떠올리며 읽은 부분이 많았다. 부모님 세대와 마주했을 때 듣게 되는 어떤 말들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고, 또 기성 세대가 중요하게 내세우는 어떤 가치관은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통과한 가난, 성장, 불안, 책임의 무게를 생각하면 그 답답함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조금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반대로 지금의 청년 세대를 향한 시선도 마찬가지다. 노력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노력의 결과가 예전처럼 보장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나 역시 인정 받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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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 책이 세대 갈등에 대한 쉽고 명쾌한 확언에 가까운 답을 주는 책이냐? 그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왜 저래?”라는 말이 “어떤 시대를 지나왔기에?”로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그러한 변화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한국 현대사를 세대라는 렌즈로 읽는다는 점에서도 흥미롭지만, 결국 이 책이 말하는 건 서로를 대하는 태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이해한다는 건 모든 것을 납득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저 함부로 미워하기 전에, 각자가 지나온 시대의 무게를 한 번쯤 생각해보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이 책 《세대X 한국사》는 그 작은 생각의 빈칸을 만들어주는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 이 책은 비욘드날리지(@beyond.publisher)에서 제공받았습니다. 이 글은 보내주신 책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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