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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수집가의 시대 - 의미, 재미, 상징을 수집하는 새로운 소비 인류
송수진 지음 / 청림출판 / 202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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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수집가의 시대> 송수진, 청림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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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진의 『경험수집가의 시대』는 마케터가 요즘 젊은 세대의 소비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쓴 책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읽고 나니 요즘 젊은 친구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애정어린 이야기가 더 오래 남는 것 같은 책이었다. 책은 오늘의 소비자를 ‘경험수집가’라고 부른다. 의미와 재미, 상징이 있는 경험을 골라 자기 삶에 쌓아가는 사람들. 이 책은 그들을 단순히 유행을 좇는 세대로 보지 않고, 기술과 시장, 감정의 습관이 함께 만들어낸 새로운 인간형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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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꽤 괜찮았다고 느낀 지점은, Z세대를 바라보는 태도였다. 세대론을 무작정 믿지 않으면서도 지금 세대에서 실제로 달라진 감각과 생활방식은 분명히 있다고 보는 태도였다. 그래서 문장이 지나치게 단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좋았던 점이었다. “같은 세대라고 해서 다 같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또 아무 공통점도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식의 태도가 책 전체에 깔려 있다. 이런 태도 덕분에 책이 영리하게 쓰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대를 분석하고 요즘 세대에 관한 분석을 담은 책들은 독자를 가르치려 드는 책이 많은데, 이 책은 적어도 그런 스탠스는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 책의 아주 큰 미덕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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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소비가 더 좋은 제품, 더 나은 가격, 더 효율적인 선택을 향해 있었다면, 지금의 소비는 점점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확인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저자의 통찰은 매우 훌륭한 지점이라 생각한다. 소비의 첫 번째 탐색 대상이 상품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었다는 말은 조금 낯간지럽게 들릴 수도 있지만, 곱씹어 보면 꽤나 정확한 말이다. 실제 요즘 MZ 세대 혹은 Gen Z의 소비 성향을 '가치 소비'라 부르는 것이 사실이니 말이다. 실제로 요즘 친구들은 뭘 살지 고민하기 전에, 내가 어떤 취향의 사람인지부터 확인하려 할 때가 많다. 어디를 가고, 무엇을 먹고, 어떤 브랜드를 고르는지가 효용만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설명의 방식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됐다. 나도 완전하다고는 못하겠으나 꽤나 갖고 있는 소피 패턴, 인식 패턴이라 공감가는 부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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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로 갈수록 이 책은 조금 더 실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기업은 경험수집가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는가, 무엇으로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가를 다루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아무래도 소비행동과 브랜드 전략 쪽의 책이라는 본색이 어느정도 드러난다. 그래도 이 부분이 예상보다 덜 노골적이라 좋았다. “이렇게 마케팅하라”는 처방전이 나올 줄 알았는데, 소비자의 마음을 읽으려면 먼저 그 사람의 삶을 봐야 한다는 쪽에 더 가까워서 신기했다. 이런 지점에서 이 책이 술술 읽히면서도 또 좋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고객을 이해한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남용되는 시대에, 적어도 이 책은 그것에 대한 이해가 통계 자료 위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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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비슷한 이야기를 언급했지만,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분석 대상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는 점이다. 자본주의 안에서의 소비자는 멍청하게 속아 넘어가는 존재로 치부되기 쉽다. 겉으로는 번지르르한 말을 해가면서 치켜세워주지만, 물건을 팔고 이익을 누리기 위해 속이고, 기만해야하는 존재가 현대 사회의 소비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경험수집가'들은 자기 정체성을 구축하는 전략가이자, 자기 삶을 조금 더 납득 가능한 방식으로 꾸려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요즘 애들은 왜 이럴까” 같은 시시한 말보다는, “나도 이미 저 세계 안에서 살고 있구나”라는 쪽에 더 가까운 생각이 든다. 그게 이 책이 정말 좋게 느껴졌던 이유인 것 같다. 타인을 분석하는 책처럼 시작해서, 결국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니 말이다.
@grit_nayoung @chungrimbooks
청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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