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으러 갑니다 - 노을지는 새벽을 그리며…
이마엘 지음 / 스펙토리 / 2025년 9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 제목이 던지는 직설적이고 무거운 말이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질문임을 곧바로 느끼게 된다. “죽으러 간다”는 문장 자체는 극단적이지만, 결국 이 책이 묻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많은 독자들이 '나 죽으러 갑니다'라는 표현에 꽤나 충격을 받을 것 같지만, 이 소설은 진정으로 우리 삶의 잔여물, 애도, 상실과 마주하게 만든다.


이마엘 작가는 우울하고 끝이 보이는 순간들 속에서도 사소한 순간의 빛을 놓치지 않는 사람인 듯 하다. 책 전반에서 반복되는 것은 절망이 아닌, 절망 속에 놓인 “살아 있음”에 대한 집중이었다. 노을이 지는 새벽이라는 표현도 단순한 배경 묘사가 아니라, 끝이 다가오는 듯하면서도 여전히 빛이 남아 있는 시간의 분위기를 정교하게 잡아낸 설정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 책이 더 애틋하고 아련하게 느껴져 읽는 동안 애정이 많이 갔던 책이었다.


이 책이 다른 죽음 관련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죽음을 결말로 삼지 않는 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죽음이라는 테마 자체가 책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책의 주된 관심은 죽음 앞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태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결국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였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문체다. 무겁고 심오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작가는 결코 추상적인 철학 논쟁으로 독자를 몰아넣지 않는다. 감정과 감각, 순간의 결을 세심하게 묘사하면서 읽는 사람의 감정 흐름을 따라간다. 이 때문에 책을 덮고 나면 생각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감정이 남는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단순한 비극이 아니라, 인간이 마주하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끝없이 되묻는 여정 같은 작품이었다. 읽는 동안 때로 숨이 막힐 듯한 무게를 느끼겠지만, 마지막 장을 덮을 때엔 오히려 살아 있음의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마음 속에 오래 남을 책이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탐독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

#나죽으러갑니다 #이마엘 #스펙토리 #북스타그램 #서평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