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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사상 - 일상을 뒤집는 빛과 춤의 다큐멘터리
이준희 지음 / 스미다 / 2025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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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사상', (사진/글) 이준희, 스미다
2025년 5월까지 부산에서 6년 정도 근무를 했다. 서울, 경기권에서만 살았던 내게, 수도권을 떠나 갈 수 있는 마지노선 격의 도시는 부산이었다. 그 부산마저도 직장때문에 살게 된 곳이라 사실 첫 3년 정도는 도시 자체에 정을 붙이기가 어려웠다. 조금씩 부산에 적응해나기 시작한 건 4년차쯤 되었을 때였고, 그때부터 도시 곳곳을 살피기 시작했다. 유명한 관광지부터 로컬 맛집으로 소문난 곳까지... 도시와 친해지기 시작하면서 부산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사상은 출장으로도 많이 갔던 곳이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우리 기관과 협업을 많이 하는 곳이었다. 이 책에서 생기원 동남권 지부를 보게 되다니!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신기했다. 그밖에 등장하는 다양한 장소에서 사진에 담긴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낯선 배경과 묘하게 이질적이면서도 어우러져 신비로움을 자아냈다.
『춤추는 사상』은 사진집이면서 동시에 공간에 대한 재발견의 기록처럼 느껴졌다. 부산 사상구라는 특정 지역을 무대로 삼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업은 흔한 다큐멘터리를 넘어서는 것만 같다. 흔히 ‘공단’ 하면 떠오르는 무채색의 풍경, 분진과 기계음으로 가득한 일상의 배경이 이 책 안에서는 생경하고도 섬세한 서사로 펼쳐지는 점이 이 책의 매력 포인트이다.
사진 속 무용수들은 단순히 ‘춤추는 인물’로 머물지 않는다. 이발소, 세탁소, 버스 차고지 같은 일상의 배경과 긴장감 있는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연극 혹은 영화 배우처럼 내게 다가왔다. 철제 기둥과 콘크리트 벽 사이를 가로지르는 곡선, 무겁고 굳은 틀에 맞선 경쾌한 몸짓은 사진을 보는 내내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감각이 열리는 기분마저 들게 한다.
첫 페이지를 넘길 때는 단지 장소를 멋스럽게 꾸민 ‘예술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몇 장 지나지 않아 사진 속 공간 자체가 이야기의 주인공임을 깨닫게 된다. 이발소의 오래된 의자, 세탁소의 증기, 녹슨 기계 부품이 무용수의 몸짓과 만나면서 어느 순간 배경과 인물의 경계가 무너지는 느낌마저 받는다. 공간이 숨을 쉬는 듯한 역동성이 사진 안에 스며들어 있어 그 자체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읽으면서 참 즐거웠다. 아름답고 우아한 무용수들의 몸짓과 표현이 즐겁고, 공간과 어우러지는 조화가 즐겁다. 이런 사진집을 잘 읽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위 도서는 스미다(@smidabooks )로부터 제공받아 탐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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