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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완벽한 불균형 - 모험하는 엄마라는 벼랑 끝의 삶에 대하여
마이카 버하르트 지음, 노지양 옮김 / 길벗 / 2025년 8월
평점 :

처음 책을 받아 스르륵 훑어보다 왈칵 눈물이 났다.
아이들을 만나기 전 10개월 그리고 아이들을 만나고 난 뒤 28개월을 주마등처럼 빠르게 다시 되돌아가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회생활을 하다 아이엄마가 되어 인생의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을 격려하는 책으로만 생각했는데, 빠르게 훑어보다가도 눈에 들어온 ’너는 둘이래‘라는 단어에 잠시 멈추게 되었다.
그 순간 급격하게 느려진 손과 눈으로 다음 글들을 읽어내려갔다.
”혹시 쌍둥이인가요?“라는 대사에서 멈칫,
다른 난임산모들에 비해 많이 괴롭고 힘들고 어렵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졸이고 기다려왔던 임신이었기에 쌍둥이라는 말을 들었을때의 그 기쁨, 그리고 동시에 드는 두려움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떠올랐다.
이후 책읽는것을 멈추고 임신중에 써내려갔던 초음파 일기와 사진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또 다시 마음한켠이 먹먹해지며 눈물이 났다.
순간 급격하게 궁금해지는 순간이 바로.. 지금 우리아이들과 같은 개월수에 이 엄마는 어떤상황일까? 궁금증을 참지못하고 중간을 살짝 건너뛰기 해 보았는데, 거기에서도 결국 같았다.

🌳안아달라, 엄마가 필요하다, 도와달라, 손잡고싶다는 아이들의 말들이 잔뜩 적혀있었다.
이 엄마의 상황은 나와 조금은 다르지만 세상 모든 아이들은 비슷하게 자라는구나..
사실 이 책속의 카즈와 이레나의 엄마는 지금의 나보다 더 사회적 영향력이 큰 엄마였고, 나보다 더 큰 일을하고, 강한 의지를 가진 훌륭한 엄마였다.
그러나 그녀의 선택또한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음을 읽어내려가며, 많은 마음의 위안을 받았다.
비혼주의자였고, 딩크족이길 바랬던 내가 과감히 출산을 하고 아직 모성이 무언지 모를때 그냥 떠안겨졌던 아이들이 처음에는 내 인생을 망쳐버렸다고 생각했던 순간도 있었다.
특히나 쌍둥이 임신은 이슈의 연속이었고, 쌍둥이 육아라는것은 더욱 순탄치 못했으며, 내 생각과 계산대로 되는것이 하나없는 시간들 뿐이었다.
단순한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시간을 보내던 때도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쌍둥이 육아는 초보엄마에게 너무 가혹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오래 품어주지 못하고 미숙아로 빨리 세상에 나오게 만든것이 오롯이 나의 잘못인것 같아 9개월 넘게 모유수유를 하며 한아이는 안고 한아이는 업고 품에서 떼지않고 지냈던 시간이 1년, 다들 보낸다는 어린이집에 바로 등록하지못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더이상 친정부모님께 불효할 수 없어 떠밀리듯 아이들을 세상에 내보낸 21개월무렵-..
이정도면 엄마의 의무를 꽤 다한게 아닐까 하며 어린이집 등록과 동시에 과감히 복직을 시도하기도 했었다.
복직을 시도하지 못하는 다른 둥이맘들을 보면서 그래도 나는 왠지 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7시에 출근해서 퇴근해 지친몸으로 돌아오면 저녁 8시가 되었고, 아이들은 내 얼굴을 보자마자 바로 함께 침실로 들어가야만 했다.
첫째는 나를 외면했었고 둘째는 밤새 1시간단위로 소리를 지르며 깨어 엄마를 찾아댔다. 단 3주정도의 기간이었으나 그 눈빛과 울음을 이겨내지못하고 결국 퇴사를 결정했더랬다.
🌳아이가 나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태어나서 불과 몇년인데, 그 시간동아누나의 꿈을 좇고자 아이들을 여러사람의 손에 맡겨 지내게 한다는것이 큰 죄책감으로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아이들은 자란다.
언젠가는 커서 내 품, 내 손을 떠나는 날이 올것이다.
그 날이 너무 서운하지 않도록, 그 때에 너무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토록 완벽한 불균형‘
그야말로 현대사회의 수많은 여성, 수많은 엄마들이 일과 육아 사이에서 아무것도 놓치고 싶지 않은 그 마음을 담은 이야기.
이 책의 한 문구를 빌어 내 마음을 다져본다.
🌸엄마는 모든걸 원해. 신선한 창작자, 예술가이자 디자이너 ㅡ,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여성사업가 그 모든것이 되고싶어.
그러면서 엄마가 되고싶어.
너희 둘의 엄마, 쌍둥이 엄마가 되고 싶다.
(욕심에서는 아마도 완벽한 ㅡ...)
필사모임 <사각> ( @hestia_hotforever & @yozo_anne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엄마마음 (길벗출판) ( @momsmind @gilbut_official ) 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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