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의 정석: 양자 역학 편 물리의 정석
레너드 서스킨드.아트 프리드먼 지음, 이종필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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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굽실굽실

http://aladin.kr/p/oeUci

바둑이외의 분야에서 정석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을 싫어한다. 내가 싫어하는게 많은데 그 견해나 취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이지 증오한다는 말은 아니다. 뭐 제목은 저자나 역자의 의견이 99%정도는 묵살되니 출판사를 탓해야지.

뇌수술을 준비하려고 했다. <과학하고 앉았네>에서 주어들은건데 뇌수술이 진짜 필요해보였다. x=1 이라던가 확률 P(x)=1/2 같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빨간책(<물리학 강의>, R.파인만)을 아직 다 안봐서 공부를 덜한 탓이겠지... 박대표님 께서 던진 생물 공부 핑계를 댈수도 있다. 후훗. 아무튼 이책 <양자역학편> 을 하고 앉아있다 보니 여러번 해야되는 큰 뇌수술이 필요해졌다. 내일 병원가는 날인데 ㅎ

아무튼 결론은 어렵다. 텐서라는 개념은 더 어려워졌고 이것이 텐서요! 하는 책이나 문서는 아직 찾지 못했거나 이해하지 못했다. 난 책을 느리고 게으르게 보는데다 <문명> 같은 게임 하느라 시간을 날려서 그렇다. 난 솔직한 사람이라고.

원제를 보면 Minimal Theory 라고 적혀있어서 미국에서도 출판사가 제목을 정한 것 같기도 하다. 다들 단순한건 좋아하니까. 겉장에 아마존 독자들이 극찬했다는데 왜 극찬했는지는 봐도 봐도 모르겠다. 다들 양자역학 전공하신 분들인가?

앞편인 고전역학 편이라면 학교다닐때 물리, 수학 좀 하셨던 분들이라면 꽤 어려운 편은 아니다. 그래도 고전역학은 시각화가 되니까. 그런데 양자역학편은 ε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수) 아래의 상태를 가르쳐 주려고 하다보니까 할 수 없는 시각화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죄다 수식이 되어버리니까 과학에 호기심은 높지만 수학싫어하는 사람이 본다면 이 책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보통 <수학의 정석>책 뗏다고 하면 엥간한 수학은 다 한다고 생각할텐데 글쎄? 정석책 가지고는 그냥 수능시험문제 푸는데 도움이 될 뿐이다. 현상을 모델링하고 상상하는 도구로 수학을 쓰는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옛날 유우머에 정석책 잃어버린 걸 주운 학생과 선생님이 교내 방송으로 "홍성대 누구야! 정석책 찾으러 교무실로 와!" 라고 했는데 나에게는 그 정석책은 암만 봐도 쓸모가 없다.

대학별로 나오는 수많은 <일반 수학>책에는 족보니 솔루션이 내려오는데 "왜"에 관해서 다 올려 놓는 것이 없다. 아마도 계산기(Mathmetica 같은 전문 도구)의 결과값이거나 답을 정해놓고 뒤로 꼬아 놓는 방법으로 문제를 냈겠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수리물리학>같은 책도 솔루션 완전판은 본적이 없다. 뭐 수학책만 그럴까? 다른 교과서들도 연습문제는 수두룩하지만 솔루션이 없어서 다 풀어본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학위 따는데 그닥 도움은 안될 테니까.

아무튼 잡고 있으면서 연습문제를 풀면 지식의 새로운 한걸음에는 많은 도움이 된다. 벡터의 내적을 왜 <B|A> 이런 식으로 쓰는지 소개도 하는 등 많은 친절을 베푸는 책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걱정도 들었다. 다들 이거 읽고 내 지식이 모자르다는 느낌보다 '난 그거 봤어 난 알아 느낌만 가지고 있으면 되는거야!'라는 느낌을 받아버릴까 하는 걱정이다. 사실이 그렇잖은가 우리는 스타 지식인, 스타 과학자, 돈되는 기술에 투자만 하기 때문이겠지. 정석을 외치는 저자/역자가 가르키는 달보다는 저자/역자와 표지를 답습할까봐 또 걱정이다. 하이라이트는 연습문제인데....

이런 책들의 독후감은 왜 맨날 이런 식으로만 읽힐까. 내가 이미 중학교때 부터 <수학의 정석>을 외면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읽을려면 연습문제 풀 각오로 읽자. 그래서 이책은 보는 책이 아니라 '하는 책'이다.

누가 위키같은 것을 만들어서 풀이집이라도 올려주면 참 감사하겠다. 울프램 알파 돈내고 쓰느니 그 곳에 후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정도 열정으로 다른 책도 해주시면 정말로 감사...ㅎㅎ) 물론 해답지 배낄의도가 아니라 내가 정 못풀겠거든 조금만 훔쳐보려고 그러니 부탁드립니다요.



*난 <수학의 정석>이 하도 못생겨서 개념원리만 팠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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