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 뉴욕의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하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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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넷플릿스 <그리고 베를린에서> 원작. 넷플릭스도 이미 본 입장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책이 조금 더 와닿았던 것 같다.


이 책은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결국 그곳을 탈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낸 회고록이다. 나는 이스라엘을 바탕으로 전후시기의 시오니스트들과 유대인 등의 문제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는 정치적인 문제이지 종교적인 관점 혹은 그 집단에 속한 개인에 관한 것까지 신경쓰지는 않고 살아왔다.


회고록의 특성상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여러 감정적인 부분들이 중요하다보니 읽기 전에 걱정이 조금 앞선던건 사실이다. 내가 과연 이 책에, 유대인에게 공감할 수 있을까? 그런데 유대인에 관한 지식은 독서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저자는 유대인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써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 “사회는 마치 갑갑한 드레스처럼 그들을 꽉 조였다.“ 165p


유대인 여성들이 폐쇄적인 집단 속에서 받는 대우는 처참하다. 이걸 우리는 단순히 종교의 문제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 안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정도만 다를 뿐 종교와 무관한 상황에서조차 여성을 향해서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성차별 문제라고 보기도 어렵다. 종교와 전통, 그리고 성별이 모두 결합된 문제는 한 개인이 해결하기에는 너무 단단하게 엮여있다.


✏ “내부에 존재하는 위험을 솔직히 인정하는 사회가 위험을 감추는 사회보다 더 낫다고 결론 내렸다.” 159p


이 책이 처음 출간되고 유대인 공동체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내부의 사정을 밖으로 드러냈다는 것만으로. 이것이 과연 누군가를, 그것도 집단의 피해자로 살아갔던 사람을 비난할 합당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자신이 받고 있는 부당하다고 느끼지도 않던 아이가, 구체적으로 지적할 수는 없지만 부당함을 느끼는 과정을 지나서 본인의 언어로 부당함을 고발하는 과정을 보고 있으면 우리도 우리를 억압하는 것들에 맞서 싸울 용기를 얻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그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지도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세상에 모든 개인이 주체적인 선택권을 가질 수 있게 되는 날까지 우리는 끊임없이 사회와 맞서 싸워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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