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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맛 - 셰익스피어처럼 쓰고 오스카 와일드처럼 말하는 39개의 수사학
마크 포사이스 지음, 오수원 옮김 / 비아북 / 2023년 8월
평점 :
할 말이 아예 없을 수는 있지만,
할 말이 있다면 적어도 잘 할 수는 있다.
이 책 마크 포사이스가 쓴 문장의 맛을 읽으면 그렇게 된다는 말이다.
지은이 마크 포사이스는 괴짜가 아니면 천재가 분명한 것 같다.
이렇게 기발한 관점의 책을 생각하고 적어서 발간한 것을 보면
분명히 천재 아니면 괴짜가 확실하다.
이 책은 39개의 수사학에 관하여 기술하고 있다.
수사학은 그리스 시대에 번성하던 설득에 관한 말의 개념이다.
전쟁으로 폭력과 폭력이 대립하던 시대에 더 이상의 참상을 피하고자 칼이 아닌 말로
상대방을 설득하고자 만든 아테네의 민주정 시민 의회에서 시작한 말의 유희술이다.
단어를 바꾸거나 특정 구절을 하나 더 부각 시키고 기억할 만한 언어로 말의 내용이
아니라 말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위대한 대사나 문구를 만들기 위한 공식이라고 한다.
우리가 기억은 하는데 왜 기억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래 가사나
영화 대사 한 줄, 시 한 줄은
십중팔구 수사적 표현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스인들이 즐겨 쓰던 언어 표현이 현대적 문화에까지 살아남아 온 것이다.
그런 살아남은 수사의 흔적들을 마크 포사이스가 적절한 문장 사례를 들어 표현하며
설명하고 있다.
우리가 읽기에 부담스러운 부분은 영어를 통한 알파벳 방식의 수사적 표현이라
우리 말과 괴리가 있는 부분도 분명 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면
분명 단언하건대 멋지고 기억에 박히는 언어를 구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은 똑같은 글자로 시작하는 단어를 좋아한다는 두운부터 책은 수사학을 전개한다.
주요 사례로 셰익스피어와 영국의 작가들을 사례로 들었는데
비틀즈를 포함하여 마크 포사이스가 영국 사람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결혼식이나 기타 행사 현장에서 사회자로부터 가장 처음 듣는 말
"신사 숙녀 여러분" 이 표현이 수사학에서 양극총칭법이라고 한다.
명확하게 짚지 않고 관련 내용 전체를 망라하는 기법이란다.
신사 숙녀는 사람들 전체를 망라하는 양극총칭적 표현인 것이다.
공감각적 수사 표현은 잊지 못할 문구를 쓰는 쉬운 지름길 표현이다.
공감각은 색깔을 냄새로, 냄새를 소리로, 소리를 맛으로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뜻하기도 하고,
한 가지 감각을 다른 감각으로 표현하는 수사법이기도 하다.
"그녀가 풍기는 냄새는 달빛에 비친 타지마할 같았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문구가 놀라움을
주는 이유가 후각과 시각을 연결해 놓은 공감각적 표현이라 그렇다는 것이다.
I came, I saw, I conquered.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카이사르가 갈리아 전쟁에서 승리한 후 원로원에 보낸 승전보입니다.
문학에서는 3을 마법의 숫자로 보고 있습니다. 바로 3항구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법의 낱말 3개로 이루어진 한 문장을 통해 모든 상황과 내용을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팝송 1위 곡 Yesterday는 125개 단어로 구성된 비틀즈
존 레넌이 작사한 노래인데 Yesterday로 시작하여 Yesterday로 끝난다.
이를 수사학에서는 첫결반복이라고 한다. 시작한 곳에서 끝나는 방식은
두 가지 모순적 효과를 가지는데 먼저 아무런 변함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필연적이라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순환과 지속을 의미하는 것이다.
첫결반복이 같은 단어로 시작과 끝을 맺는 기법이라면
같은 단어로 시작하는 첫 구 반복은 수사학의 제왕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기법이다.
첫 구 반복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심지어 이 책을 관통하고 있기도 하다.
모든 장, 모든 수사법, 모든 작가들이 모두 사용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하여 문장의 맛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
물론 우리나라 언어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표현법도 있지만 확실하게 글을 읽고 쓸 때
도움이 될 것은 확신한다.
나처럼 글 읽기와 쓰기를 좋아하고
나처럼 글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는
나처럼 책 한 권 내보고 싶은 독자들이라면
이 책 문장의 맛 수사학을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면 멋진 문장을 맛깔스럽게 쓸 수 있을 것이다.
[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 견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