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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연습 - 서동욱의 현대철학 에세이
서동욱 지음 / 반비 / 2011년 4월
평점 :
서동욱의 철학연습은 현대철학의 핵심 쟁점들을 대중적인 언어와 에세이 형식을 빌려 풀어낸 책으로, 철학의 문턱을 낮추어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철학적 깊이와 대중성 사이의 타협점에서 비롯되는 몇 가지 내용 및 구성상의 비판점도 존재한다.
1. 지나친 단순화와 깊이의 한계: 현대철학의 난해한 개념들(들뢰즈, 푸코, 데리다 등)을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철학자가 원래 의도했던 사유의 깊이나 엄밀함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 철학적 도전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에세이적 감상에 머무르는 부분이 존재한다.
2. 자의적 해석의 가능성: 특정 철학자의 사상을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다루기보다는, 저자의 문제의식에 맞춰 파편적으로 인용하거나 재구성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철학적 원전의 엄밀한 논리보다는 문학적이고 인상주의적인 해석이 앞서는 경우가 있다.
3. 비평의 대상이 되는 철학자의 모호성: 철학적 방법론에 대한 '연습'을 표방하지만, 논쟁이 되는 특정 사조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보다는 저자 개인의 철학적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었다는 지적도있다.
4. 파편적인 에세이 형식: 철학의 체계적 이해를 돕기보다는 주제별로 독립된 에세이들을 나열한 형식을 취하고 있어, 현대철학의 흐름이나 논리적 인과관계를 유기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5. 철학사적 맥락의 결여: 각 철학자가 왜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적 맥락이 부족하다. 이는 철학을 지식의 체계가 아닌, '감상하는 것'으로 전락시킬 수 있다.
6. 지식과 사유의 불균형: 철학적 지식을 전달하는 입문서인지, 저자의 사유를 보여주는 철학 에세이인지 구성상의 목적이 다소 모호하다. 이로 인해 독자에 따라 지식 습득의 효율성이 낮거나 사유의 깊이가 너무 깊게 느껴질 수 있다.
요약하면 서동욱의 '철학연습'은 철학을 '공부'가 아닌 '연습'의 대상으로 삼아 대중이 현대철학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다리를 놓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엄밀한 철학적 담론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내용의 단순화가 아쉬울 수 있으며, 체계적인 철학적 입문서를 찾는 독자에게는 파편적인 구성이 난해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철학적 입문서라기보다는, 현대철학의 핵심 쟁점들을 서동욱이라는 철학자가 어떻게 소화하고 사유했는지를 보여주는 '철학적 에세이'로 읽을 때 그 가치가 더해진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