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낮 사이 1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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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읽기 전 책의 홍보를 읽었는데, 기획 자체부터 굉장히 흥미로웠다. 보통 이런 장르 단편소설 묶음집은 유명한 고전을 몇개 끌어오고 그 외의 작품들을 엮어 낡은 천과 새로운 천이 뒤죽박죽 엮인 경우가 많은데, <밤과 낮 사이>는 달랐다. 본인도 유명 추리작가인 편집자의 기획이라 그런지 기존의 장르소설단편집이 가진 단점을 잘 알고 보완한 듯 하다. 유명 작가들의 '새로운' 단편만으로 묶어 탄생한 이 책은 구색만 맞춘 얼룩덜룩한 누더기천이 아닌, 전체적인 톤은 유지하고 알록달록한 조각보를 보는 느낌이다.

  가볍게 한편씩 읽어나가기 시작했는데 각 작품마다 완성도도 높고 생각보다 더 어두운 면도 있어 마냥 쉽게 읽지는 못한다. 거의 모든 작품들이 반전을 품고 있는데, 그 반전은 결국 인간의 양면성에 관한 것이다. 처음엔 흥미롭게 읽다가 후반부로 갈수록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회의감도 들고 질리기도 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단연 표제작인 '밤과 낮 사이' 이다. '밤과 낮 사이' 에 두번에 걸처 나오는 이 문장은 책을 가장 잘 요약해준다고 보인다.

 

  사람은 창졸간에 나머지 인생 전체의 방향을 결정할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 어떤 행동을 했다가 그만 영원토록 지옥의 낙인이 찍혀 저주를 받을 수도 있다. 단 한 차례 실수를 저지름으로써 양심을 팔아넘길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하고도 일이 제대로 되게끔 하지 못할 수도 있다. p.35

 

  비단 '밤과 낮사이' 뿐만 아니라 이 책에 실린 모든 작품들이 이 문장으로 표현된다. 아내의 옛 남자에 대한 질투로, 가난을 이기기 위한 순간의 결심으로 주인공들의 인생 전체가 뒤틀린다. 아이러니한건 그 뒤틀리는 순간을 결정하는 주인공들은 자기 인생에 최선을 다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 모든 끔찍한 사건과, 피와, 눈물은 결국 인간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밤과 낮 사이에 있기에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이다. 우리는 밤과 낮 사이에서 서성이며 균형을 유지하며 산다. 그러나 절박한 단 한번의 순간에,그 균형은 깨어지고 모든것이 무너진다. <밤과 낮 사이>에서 적어도 우리는 밤을 또렷하게 볼 수 있다. 당신이 창졸간에 내릴 결단은 밤이 될 것인가 낮이 될 것인가. 나의 밤은 어떠할지 생각해보면 <밤과 낮 사이>를 읽으며 몇번이나 그랬듯 뒷목이 서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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