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고할미네 가마솥 이마주 창작동화
김기정 지음, 우지현 그림 / 이마주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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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에서 풍기는 어감은 좀 다르지만 서양에 ‘fairy godmother’이 있다면 동양엔 마고할미가 있다. 사실 마귀할미는 들어봤는데 마고할미는 엄마인 나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전혀 내 생각과는 다른, ‘마고할미는 서양의 여느 동화에 나오는 요정처럼 화려하거나 아름답게 나타나 요술봉을 이리저리 휘두르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람들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만들어 주거나 변신시키는 일을 하는 것과는 달리 화려한 색깔의 몸빼(?)바지를 입은 이웃 집 할머니 (혹은 우리 할머니) 이야기였다. 아니, 사실 이 동화는 우리 세상 속에서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마고할미가 나타났으면 바람을 염원하는 이야기 같지만...

 

  단란했던 가정, 너무나 갑작스런 자연재해 사고로 너무나 일찍 부모를 여읜 두 남매는 슬픔도 채 가시기도 전에 한 자선 사업가 부부의 집으로 가게 된다. 주위에서는 아이들을 데려간 그 자선 사업가 부부의 선행을 한 번 더 칭찬하며...  하지만 중간부터 동화인지 현실인지 구분을 못할 정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내 아이와 책을 읽는 내내 현재 대한민국에서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는 그러나 결코 쉽게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의 악행을 재현이라도 한 것 같은 스토리에 우리는 두 주먹 불끈 쥐고 계속 읽어나갔다. 읽는 내내 너무 가슴이 아픈지 아이가 엄마, 나라면 주먹으로 코를 퍽~ 하고 거기서 도망쳐 나왔을 거야.” 라며, 내가 취침하기 전에 작은 소리로 책을 읽어주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 억울했던지 아니며 남매가 그렇게 했으면 좋겠는지 큰 소리로 외쳤다.

 

맞아. 세상 사람들이 이 도기씨 부부를 조금만 살폈더라면 이들이 알려진 것처럼 자선 사업가가 아니란 것쯤은 금방 알았을 텐데. 공무원들은 서류만 보고 이 불쌍한 아이를 아무에게나 맡겼고, 신문 기자들은 앉아서 흥밋거리 기사 쓰기에만 바빴으며, 판사들은 남의 일처럼 판결을 내렸지. 그게 문제야.’

                                                                             -본문 중에서

 

   모든 공무원, 모든 기자, 모든 판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이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진심을 다해 도움을 주었다면 억울하게 불행을 겪은 약자들(특히 우리가 꼭 보호하고 사랑으로 보듬어주어야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연신 뉴스에서 보도되는 일은 없었을 테니 말이다. 하긴, 나라에서 중요한 일을 다 맡아하는 듯, 저만 대한민국을 지키는 듯, 국민들을 청팀 백팀처럼 유치하게 좌파니 우파니 갈라놓는 일들에만 몰두해있는 정치가들 역시 약자들을 보호하고, 악행을 저지를 사람들에게는 다시는 죄를 저지를 생각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법과 제도를 만들거나 고치는 일엔 눈꼽만큼도 관심도 없는 것 같으니 그 밑에서 행정 일을 맡아 하는 사람들 역시 그럭저럭 대~충 배려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거겠지만...~

 

   그 소문난 착한(?) 자선 사업가와 그들의 양면성을 알게 된 남매, 그리고 남매의 상황을 알게 된 담임선생님, 매일 악몽 속에서 겨우 겨우 버티며 살아가는 죽고만 싶은 남매 앞에 갑자기 나타난 아저씨와 그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는 마고할미. 끝은 해피엔딩?^^ 이 이야기는 마고할미가 남긴 우리 모두의 숙제가 담겨있는 동화 같았다. 현실에서는 더 많은 마고할미들이 필요할 테니...

 

 적어도 우리들이 사랑하고 보호해주어야 할 전 세계 아이들에게, 지금 이 시간에도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또다른 교진이와 유진이들에게... 정직하고 배려하며 용기있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많은 어른들이 그 화려한 몸빼 바지를 입은 마고할미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최대한 많은 마고할미의 이야기들이 뉴스에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언젠가는 대한민국에서도 약자인 아이들에게 정말 나쁜 짓을 한 넘들한테만큼은 마고할미처럼 욕 한다발하며 중형을 선고해줄 수 있는 용기있는 판사의 뉴스가 헤드라인을 장식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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