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게이츠와 개좀비 2 - 양로원에 간 개좀비 톰 게이츠와 개좀비 2
리즈 피숀 지음, 김영선 옮김 / 사파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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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게이츠와 개좀비2

<양로원에 간 개좀비(밴드)>

 

/그림: 리즈 피숀

옮김: 김영선

    

 

  톰 게이츠와 개좀비1편을 읽고 난 후, 내 유년 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른이 되어 이력서 취미란 옆에 독서라고 당당히 적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현재 아이들 환경에는 재미있는 책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며) 부러움을 느꼈었다. 이 책 시리즈의 2편을 읽으니 그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그러니까 영국에서 워터 스톤즈 아동도서 상과 로알드 달 퍼니 상을 받은 건 온전히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 마음을 읽어내어 책을 출간한 작가의 섬세하고 재미있고 창의적인 생각들이 빛을 발한 결과물이 아닐까.

 

톰 게이츠, 이 책의 주인공은 장난꾸러기이며 말썽꾸러기이다. 하지만 2편을 읽으며 내내 생각이 든 건 톰 게이츠는 정말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녀석이라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몰래 글을 쓰고 우스꽝스러운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가장 친한 친구(데릭)과 개좀비 밴드를 결성(이제는 노먼까지 합류)하여 연습하며, 때론 마음에 맞지 않는 친구(마커스)와 티격태격 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서로 공유(sharing)하며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어느 곳에 가더라도(큰 집) 재미있는 일을 끊임없이 찾아내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또한 재미있는 가족들과 선생님들의 사랑 또한 느껴진다.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어른들과 청소년들의 잘못된 언어 사용(습관)으로 인해 욕설 하는 것이 좀 더 컸다(성장했다)’거나 세다(강하다)’의 의미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초롱초롱하고 맑은 눈을 하면서 아직은 친구들 보다는 엄마 품을 그리워 할 것 같은 귀엽게 생긴 (남 녀 할 것 없이) 초등학생들조차도 친구들과 서로 이야기 하는 말을 우연찮게 들어보면, 대한민국 어른들이 올바른 교육에 초점을 맞춰 하루 빨리 아이들을 잘못 가르친 모든 것(욕설, 폭력, 왕 따, 차별 등)으로부터 구해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개인의 부와 권력만을 위해 온전히 힘을 쓰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폭력적인 언행이 난무해가는 사회로 변해감에도 불구하고 무감각한 상태로 어쩌면 그 심각성을 묵인하는 몰상식한 어른들 때문에 무방비상태로 내몰리며 오직 부와 권력을 위한 공부라는 틀 안에 갇혀 오늘도 불행하고 불안전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에게 어른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다행히도 톰 게이츠시리즈 같은 책들을 접하면서 아이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친구들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욕을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서로를 존중하며 즐거운 장난을 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우리는 일기는 곧 ‘(밀리면 하기 싫은) 숙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톰 게이츠 개좀비 시리즈 역시 일기의 형식으로 쓰여 졌는데 어디 하나 재미있지 않은 구석이 없다. 초등 중학년부터는 그림일기를 쓰지 못하게 한다거나 일기의 종류를 나열해서 고민하게 하거나 맞춤법을 신경 쓴다거나 일기에 적합하지 않은 일(여선생님의 콧수염 그림)이 배제된다거나 하는 것이 없이, 자유롭게 그림도 그리고 생생한 표현을 위해 의태어나 의성어를 사용하기도 하는 등 톰에게 일어났던 재미있거나 특이한 일들을 나열되어 있다. 우리 아이들이 유년 시절(유치원, 초등학교 때)에 충분히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많은 부분들을 때로는 시간제약으로 때로는 (연구하지 않고 고민한 흔적이 없는 몇몇 선생님들의 오래되고 뻔한) 교육 커리큘럼으로 무작정 제한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답답할 때가 있는데 선생님과 반 친구들 모두 톰 게이츠 개좀비 책을 함께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어 즐겁고 재미있는 나만의 일기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을 만들어 아이들이 지금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상관없이 돈이나 많이 벌어들이려고 하는 어른들과 그런 게임에 빠져있는 어른들이 있는가 하면 <톰 게이츠와 개좀비>의 작가 리즈 피숀처럼 아이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끊임없이 함께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려고 부단히도 애쓰는 어른들이 있는 것 같다.

 

책을 함께 읽은 후, “엄마, 톰 게이츠는 꼭 나 같아(ㅋㅋ). 우리 삼총사의 공연 연습도 거의 끝나가니까 엄마들끼리 의논해서 장소만 만들어 줘. 멋진 크리스마스 노래 선물을 엄마들에게 보여 줄게.”라고 말했던 우리 아이. 톰 게이츠의 개좀비 밴드처럼 거창하지는 않지만(악기도 반주도 없이 하는 공연이라) 책을 읽고 난 후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며 아이들답게 작은 노래 공연 보여주고 싶다는 말에 흐믓한 감동이 밀려왔다. 이런 이유에서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리즈 피숀의 책들은 기대가 된다. 또한 톰 게이츠의 시리즈는 다 읽어보려 한다. ‘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공감하는) 노력만으로도 나 또한 좋은 어른으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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