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주와 연』은 주희였던 연린의 복수극이다. 독자들은 주희와 주희 엄마의 삶에서 연민과 공감, 슬픔을 느끼고 주희의 복수에 천천히 감화된다. 『오렌지와 빵칼』을 읽을 때와 같은 해방감, 어쩌면 더 큰 희열마저 느낄 수 있다. 주희가 연린으로써 저지르는 행위는 통괘함 뿐 아니라 불륜이라는 행위의 더러운 면을 인식하도록 만들기까지 한다. 나는 『주와 연』의 초중반부를 읽을 때, 불륜의 면죄부가 될 요소가 없음에 환호했다.

이것이 그 옛날 누군가를 버리기까지 해서 쟁취한 가정의 모습이었다. 인생을 향한 미학적 감각이 결여된 그들의 못난 결합. 이것으로 정녕 삶이 만족스럽다면, 그 자기만족이 생각보다 소박해 헛웃음을 치고 싶었다. 53p


후반부에서는 연린의 삶을 통해 '인간성'이 무엇인가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주희 내면의 진심, 욕망, 바람이 연린의 삶에서 드러나는 순간은 우리에게 당황을 수반하게 만드니 말이다. 제 가족을 삼킨 깊은 늪을 저주하다 늪에 빠진 인간을 볼 때의 감정이란, 말로 형용할 수 있는 기분이 아니다. 이 서술하지 못한 감정의 이름을 붙여보고, 직접 느껴보기를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주와 연』은 결말의 반전과 마지막 큐알을 보아야 진짜 묘미를 느꼈다고 할 수 있다. 결말을 읽으면, "어?"라는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고 큐알 4번째 것을 보면 입을 자동으로 틀어막게 되니 말이다.


불륜을 행한 이들에게 내려지는 정의의 망치를, 복수의 자유로움을, 인간의 변화무쌍함, 입을 틀어막을 반전을 보고 싶다면 꼭 『주와 연』을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