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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미워했던 여름 ㅣ 래빗홀 YA
이로아 지음 / 래빗홀 / 2026년 5월
평점 :
연제의 엄마는 무당이었다. 물론 신내림은 받은 적 없었지만. 그런 엄마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연제는 사람들의 값싼 동정을 불쾌하게 여기며 큰 집에서 홀로 엄마를 기다렸다.
어느 날 마당으로 저를 천사라 지칭하는 존재가 떨어졌다. 천사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네 엄마는 신의 심부름꾼이었는데, 주제를 모르고 저지른 실수가 하나 있다. 그것을 찾아 바로잡으면 깨어날 것이다."라고. 천세가 연제에게 능력을 주었지만 얼떨떨한 기분이 들 뿐이었다. 그때 띵동띵동띵동띵동···하고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연제는 짜증을 내며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한겸이 서 있었다.
한겸과 연제는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나눴다. 한겸은 집에 가기 직전, 서글서글 웃으며 연제에게 손금 좀 봐달라고 한다. 그리고 대수롭지 않게 손금을 본 연제는 뭔가를 보게 된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 남색 가방, 한겸. 부적을 써주는 엄마.
연제는 한겸을 돌려보내고서 방금 본 것을 오래동안 고민한다.
그 일을 겪은 이후로도 연제는 몇 번 더 한겸을 만난다. 그리고 확신한다. 한겸의 죽음과 엄마의 혼수상태는 얽혀있다는 사실을.
연제는 죽음으로부터 스무살이 된 한겸을 지켜낼 수 있을까?
『너를 미워했던 여름』은 성장 소설이다. 연제의 모습을 과거 - 초반 - 후반으로 배열해서 보면 그 차이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다. 연제와 한겸의 성장 서사에는 성장통이 동반한다. 근육이 붙으려면 기존 근육은 찢어져야 하는 것처럼, 영구치가 돋아나기 위해서 유치는 빠져야 하는 것처럼. 연제와 한겸이 성인이 되기 위해서 뭔가를 잃고 힘들게 고민하는 여름을 지내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된다.
나는 이로아 작가가 청소년기를 가볍게만 다루지 않아서 좋았다. 청소년들에게 청소년기는 버텨내기도 힘든 시기다. 성인이 되지 못하고 죽어가는 학생들이 수두룩한 세상임에도 꽤 많은 창작자들은 청소년을 청춘으로 포장하고 낭만만을 추구하게 한다. 꼭 청춘만 그런 것도 아니다.
비슷한 예로 여름도 있다. 여름이 대중매체에서는 좋은 계절로 묘사되지만 실제로는 꿉꿉하고 습기 가득하며 끈적한 느낌이 강한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런가, 이로아 작가의 깊은 통찰과 고민이 담긴 메세지들이 더 와닿았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했다는 착각은 그만큼 폭력적이다. 이해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마저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세상 밖에 있는 존재를 자기가 아는 범위 안으로 끌어들여 빈약하디 빈약한 개인의 언어로 분류하고 이름 붙이려는 시도에 지나지 않는다. 17p
이 문장을 보면서 이해에 대해 큰 고민을 하게 되었다. 나는 혹시 누군가를 완전히 이해했다고 여기며 멋대로 배척하고, 멋대로 기대한 적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모든 관계가 깨지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사람이라면 타인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데 서로를 이해했다는 믿음을 가지고 기대를 걸어버리니 말이다.
이번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고 싶다면, 흔들리는 일상에서 딛고 일어서 나아가고 싶다면, 『너를 미워했던 여름』을 읽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