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매니악 1
이우혁 지음 / 반타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은 테러 경보가 내려졌다. 이는 파이로 매니악, 속칭 피엠이라 부리는 집단이 테러를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지금까지 총 다섯 명을 살해하였는데, '테러'임을 감안하면 많지 않은 숫자였다. 하여 여론은 국가의 유난에 가깝다는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고일문은 유능한 검사다. 다만 성격이 모난 편인 데다 너무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 보니, 그의 평가는 좋지 못했다. 무엇보다 아부 따위는 생각도 하지 못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원래라면 3차장검사 하다못해 부장검사는 받아야 했음에도 여전히 평검사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 배정받은 사건이 바로, 테러 집단 피엠을 검거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이게 시작이었던 것 같다.
야심한 밤, 그의 눈앞에는 피엠의 드론이 소리 하나 없이 떠 있었다. 필시 저를 죽이러 왔으리라! 그는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때,
[우린 피엠입니다. 고일문······ 검사님?] 하고 목소리가 들렸다.
-피엠이었다. 피엠이 그에게 말을 건 것이다. 그러나 피엠이랑 대화를 할수록 의문만 피어났다. 온건하게 존댓말을 쓰고 있는 것도 그렇지만 말투가 전혀 테러 범죄자 -물론 테러 범죄자 말투가 따로 있는 게 아니지만- 같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가장 궁금했던 사실을 물었다.
"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고. 피엠은 답했다. "복수"때문이라고 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정체를 밝혔다. 민동훈, 유영, 토끼928. 한 차례 사건으로, 모두 죽었다고 보도된 사람들이었다. 어째서 그들이 살아있는 것일까? 분명 사망선고를 받은 이들이었는데....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한다. 어쩌면 국가 전체가 은폐하는 비밀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과연 테러 조직 피엠의 진실은 무엇일까? 그들의 복수는 대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걸까?


『파이로매니악』은 테크노스릴러 작품이다. 다른 사람들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에게 이런 장르는 생소한 것이었다. 하여 더 흥미롭게 책을 감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파이로 매니악은 현대 사회 이슈들과 법, 복수에 초점이 찍혀있기에 깊은 고민을 하며 읽을 수도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이 부분이다.
[와, 그 말 진심이세요? 우리나라 법이 정말 제대로 판단해줍니까? 길 가는 사람 열에 아홉은 절대 아니라고 할 텐데요? 솜방망이 처벌에 가해자만 인권 챙기고 판사님은 아주 너그럽게 온갖 감형을 해 주시잖아요. ··· 분명 뭔가 말썽을 일으킨 놈은 저기 따로 있는데, 그놈은 무서우니 만만한 당한 사람보고 참으라고 하는 거죠. 착하다는 쓰레기 감투를 하나 덮어씌우고 희생을 강요하는 거 아닙니까? (중략)] 58,59p

우선 우리나라 법에 문제가 많다고 근래 느끼고 있었다. 뉴스 몇 개만 훑더라도 범죄자가 터무니없는 형량을 받아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권선징악을 보며 자랐지만 왜 세상을 그리 돌아가지 않는 걸까? 범죄자는 그 죄에 맞게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 사람을 성폭행하고 살해하고 납치하고 죄를 저질렀는데 솜방망이 처벌에, 심신미약이면 감형해 주기까지 하다니. 이건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 부분이 기억에 남았다.

둘째로 기억에 남은 까닭은 피해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사람은 동물이므로 대게 강약약강의 성향을 띤다. 혹, 밖에서는 한마디도 못 하던 것을 가족에게 화풀이한 적이 있는가? 또 연인에게, 반려동물에게, 아이에게, 밖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풀지는 않았는가? 이는 전부 나보다 강한 이에게 대적하기 싫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풀고 싶고, 강한 이는 무섭고, 보복도 두렵고....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생각되는 이들에게 화풀이하는 것이다.
사건에서도 다르지 않다. 범죄자와 피해자 중 어느 쪽이 더 약하게 비춰지겠는가. 사람들은 되려 피해자를 억압한다. 그편이 훨씬 간편하며, 내게 위협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또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너무도 안타까운 현실이 아닌가.


장르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우혁 작가를 모르지 않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퇴마록을 읽을 독자라면, 또 읽은 독자라면 『파이로매니악』도 읽어보길 바란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