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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 ㅣ 고블 씬 북 시리즈
모래 지음 / 고블 / 2026년 4월
평점 :
주인공 석희는 회사에 다녔었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인해, 현재는 작은 옷 가게를 하고 있다. 석희가
인산, 옷 가게, 장사 잘 안됨.
식물형 괴물, 동물형 괴물, 심해에서 온 괴물,
우주에서 온 괴물, 다른 차원에서 온 괴물
모두 다 앗싸리 대환영! 41p
라고 공문을 붙이고 싶을 정도로 옷 가게 매출은 형편없다. 근래 석희의 고민거리는 넘쳐날 지경이다. 가게 앞에 불법주차를 하는 고깃집 손님들 뭐 이런 이유도 필시 한몫하겠지만, 가장 큰 고민은 완규에게 행한 일에 대한 후회다.
석희와 완규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석희는 키가 컸고, 힘이 셌다. 남들은 그런 석희를 괴물이라고 부르고 소외시키기 일쑤였다. 그런 석희에게도 친구가 생겼는데, 그가 완규였다. 완규와 석희는 잘 맞았고, 그래서 같이 멸망이 담긴 이야기를 노트에 빼곡히 작성해 나갔다. 그렇게 가까운 사이였던 완규가, 석희의 실수 이후로 증발하듯 사라져 버렸다. 석희는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완규를 찾고 있다.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그런데 어느 날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라는 소설을 발견한다. 석희는 그 소설을 보고, 드디어 완규를 찾았구나 생각하는데!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사회파 SF소설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좋았던 것은, 자칫 어울리지 못할 수 있는 포인트들을 자연스레 연결했기 때문이다. 소설을 통한 SF세계관으로 몰입을, 석희가 완규를 찾아 떠나는 이유에서 궁금증을, 마지막으로 사회 문제와 세상의 혐오를 담기까지.
나는 읽는 내내 공감도 하고, 반전에 충격도 받았다.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내가 인상 깊었던 부분을 이야기해 보겠다.
그런데 한 댓글이 눈에 들어왔어.
몸 파는 것들은 다 괴물이다. 37p
고등학교 때 내 별명은 괴물이었다. 중학교 때 별명은 거인이었다. 86p
'괴물'이 뭘까? 우리는 삶은 살아가면서 내 가치관에 맞게 남을 재단하고 평가한다. 그 시선은 나와 다를수록, 사회적으로 비주류일수록 편견에 물든다. 또 남을 욕하는 데에도 서슴없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건 이거니까. 그게 아니면 다 틀린 거니까. 이런 분위기를 풍기는 사회이기 때문에 혐오가 만연해지고, 남을 쉬이 '괴물'이라 부르는 것이다.
우리는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 그걸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자신도 틀렸다고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 왜? 나도 남의 기준에서는 엄연히, 틀린 인간이니 말이다. 하여, 남을 쉽게 폄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욕하면 욕할수록, 나쁜 단어를 사용할수록 내 가치가 떨어지니까 말이다.
『초록빛 모자를 쓴 여자』는 혐오에 지쳐서 평화와 연대를 찾는 이들이라면, 읽어보길 바란다.
*해당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