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온 더 락』은 우리가 평소에 봐온 대중매체적 사랑을 표방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폭력적이기도 하고 끈적끈적하고 퇴약볕같은 책이랄까? 또 인간의 '불명확함'이라는 특징까지 잘 담아냈다. 하여,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꼭 책을 봤다기 보다는 인간 하나를 새로 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시집에는 많은 자극을 주는 시들과 단단한 단어들로 귀를 간지럽히는 시들이 있었으나, 나의 마음에 와닿은 시는 이것이었다. 담벼락에는 장미가 피어 있다 벽돌에 불이 붙은 것 같다면 과장이다 약간의 물기야말로 싱싱함을 보탠다 (···) 극소량의 햇빛으로도 가시에 찔린 듯이 따끔할 수 있다 방수 밴드를 붙인 부위는 오래 비를 맞은 것처럼 쪼글쪼글해진다 과장 아니고 연고 냄새를 맡으면 치료받는 기분이 든다 그러니까 기분 좀 내보자고 몸을 가지게 된 거지? 유리로 지은 담벼락처럼―「아포칼립스」부분'극소량의 햇빛으로 ··· 연고 냄새를 맡으면 치료받는 기분'은 인간 몸이 얼마나 오류가 많은지를 보여준다. 인간의 몸은 작은 햇빛에도 한 없이 아파하고 연고 냄새 하나에도 치료받을 정도라고 말이다.'유리로 지은 담벼락'을 보면 그 본래의 효용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을 의미한다.하여 이 시는 어쩌면 인간의 몸이 얼마나 속절없이 넘어가고 부서질 수 있는지, 육체적 욕구로 사랑을 하는 이들에 대해 '기분 좀 내보자고 몸을 가지게 된 거지?' 라는 의문을 보이는 것 같았다.나는 그래서 이 시가 마음에 들었다. 세상 모든 것이 물질적이고 육체적으로 이루어지는 현대에서, 진정하고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꼭 칵테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고선경 작가의 시집을 처음 읽어보았다. 그런데 이렇게 약한 부분을 -사랑- 대범하고 단단한 단어들로 -사랑해! 외치고서 책으로 때려 죽였다.- 표현하였다는 것이 인상 깊었다.해석 부분을 통해,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과 『샤워젤과 소다수』는 『러브 온 더 락』과는 또 다른 사랑을 담아냈음을 알았으니, 해당 시집들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만약 당신이『러브 온 더 락』을 읽지 않았다면, 꼭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