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란 파란 - 제19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147
유지현 지음 / 창비 / 2026년 4월
평점 :
『파란 파란』은 성장소설이다. 주인공인 모파뿐 아니라, 등장인물 대다수가 다음 단계를 향해 발을 디딜 수 있게 된다. 진정한 성장소설은 이처럼 다 함께 성장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처음 책장을 펼치고 눈에 들어온 포인트는 '심해종'과 '고산종'이었다. 심해종과 고산종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각각 바다로 내려가는 것과 산으로 올라가는 것을 택한 인간들이다. 환경에 맞게 진화하여, 같은 인간임에도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인다. (ex.심해종과 고산종의 아가미 유무) 진화를 사용한 해당 소재가 흥미롭게 다가온 까닭은, 우리는 언제나 고난과 재난 속에서도 발전해왔기 때문이리라.
독특한 소재도 소재지만, 내가 『파란 파란』을 높이 평가하고픈 이유는 청소년소설로써 완벽히 부합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껏 많은 청소년 소설을 읽어왔지만 대게 와닿지는 않았다. 오히려 유치하게만 느껴진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파란 파란』은 공감이 많이 되었다.
'무슨 인생에 정답이 없냐. 막막한 일만 가득이고.' (77p)
내가 겪은 바에 따르면 청소년은 방황하는 시기이다. 고등학교를 부모님이 가라 해서 간 친구, 특성화고는 어른들 시선이 안 좋으니, 인문계를 간 친구, 학교 선생님이 '네 성적에 왜 특성화고를 가냐' 해서 인문계로 간 친구와 취업만을 목적으로 하여 학교를 택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이처럼 여러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내 의지와 내 꿈을 가지고 확신하여 미래를 선택한 친구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러 간 친구는 좀 달랐을까? 방황하지 않았을까?
정답은 '아니'다. 심지어 자신이 좋아하는 길을 간만큼 배로 고생하는 듯 보였다. 이는 현실이라는 벽을 넘을 수 있는 발판이 재능이지 좋아함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어른이 되어서까지 심해수영을 할 정도의 재능을 가진 게 아니라면 나는 이제 와서 뭘 할 수 있을까? (49p)
분명 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게 맞는데 어느 순간부터 즐거운 마음으로 심해수영을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질수록 재미를 느끼는 일이 줄어들었다. (81p)
또, 꿈은 있지만 성적이 부족해 원하는 학과에 못 들어간 친구들도 많이 있었다. 이 친구들은 '왜 우리학교를 왔냐' 는 선생님의 물음에 'ㅇㅇ과 떨어져서 여기 왔어요.'라고 답한다. 얼마나 안타까운가. 하고 싶은 게 없는 친구들은 남에게 휘둘려 선택을 강요받고 하고 싶은 게 있는 친구들은 현실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으니.
어쨌든, 이런 고민과 방황을 볼 때 나는 꼭 생각하곤 했다. 아, 그냥 인생에 정답이 있으면 좋을 것을. 학교 시험을 치는 것처럼 오답을 쓴 사람들은 탈락시키고 정답을 쓴 사람들은 잘 살 수 있게 해주면 얼마나 편할까. 하고. 그래, 발췌한 문장과 비슷한 생각이다. 한 번쯤이라도 방황해 본 사람이라면 이러한 생각을 했으리라 믿는다.
그래서 소설 속 내용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책이 전해주는 메세지 역시 인상 깊었다. 나는 사실 포기는 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남들은 다 잘 버티고 있는데 나만 포기하면 나는 패배자가 되는 것 아닐까. 나만 바보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그런데 『파란 파란』을 읽고 생각이 좀 바뀌었다.
포기는 포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를 끝내면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A를 포기하고 B를 선택했지만, 도전한 B도 못할까봐 걱정일 수 있다. 그런데 뭐 어떤가, 사람이 모든 일을 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기에 방황하는 당신이, 부디 도전하고 포기하며 결국 진심으로 원하는 결말에 다다를 수 있기를.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