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틈새 사계절 1318 문고 152
이금이 지음 / 사계절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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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사계절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슬픔의 틈새』는 단옥, 타마키, 올가 세가지 이름으로 살았던 주인공의 긴 삶을 써낸 작품이다. 해당 책은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대적 상황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 사람들의 삶은 황폐했다. 창씨개명을 하고 나라를 빼앗기고 모멸과 멸시를 받아야 했던 그 역사를 떠올리면 절로 가슴이 답답해지고 눈물이 난다. 그런 상황이 책의 배경으로 자리하다 보니 1부 후반에서 도저히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서, 공감이 많이 갔다. 둘째 이유는 주인공의 활달하고 희망찬 면모와 가끔 내비치는 청소년다운 모습들이 공감에 힘을 실어주었기 때문이다.

『슬픔의 틈새』는 제목을 쪼개보면 슬픔과 틈새라는 두 가지 단어가 나옴을 알 수 있다. 각각의 단어에 초점을 맞추어 서평을 두 파트로 나누어 이야기하겠다.
첫째는 슬픔의 '틈새'이다. 1부, 2부, 3부를 지나갈수록 주인공에겐 큰 시련들이 계속 닥쳐온다. 삶이 불완전함의 연속이고 고행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청소년에게 과할 정도로 아픈 순간들로 말이다. 제목의 슬픔은 이 사건들을 의미한다. 그럼,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이 인생에는 파도가 칠 수밖에 없고 이 파도를 수용하라는 걸까? 나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이 책은 슬픔보다 틈새를 주제로 잡음을 느꼈다. 작품 전반에 걸쳐 나오는 연대와 사랑의 모습들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덕춘은 정만 가족에게 금싸라기 같은 쌀을 몇 됫박 담아 주었다. (99p)

해당 문장만 보아도 따뜻한 감정이 들지 않는가? 나는 감동을 느꼈다. 나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 남을 위해서 내 몫을 나누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이다. 요즘처럼 정이 없어진 시대에, 이렇게 서로를 돕고 함께 손잡아 극복해 내는 모습들은 너무나 아름답게 와닿았다.
그렇기에 작가님께서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첫째 말은 슬픔보다는 틈새에 가깝다는 것이다. 사랑과 도움, 연대와 조화, 정과 협력들이 주제에 담겨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서로의 손을 잡고 이겨내지 못할 것이 어디 있으랴. 나는 척박한 환경과 인생의 고난 속에서 피어난 희망을 그려냈다고 느꼈다.

둘째는 '슬픔'의 틈새이다. 내가 슬픔을 잘 느꼈던 순간은 1부였다.

엄니, 이곳은 지옥이나 다름없어요. 왜놈들은 조선 사람들 목숨을 모기만치도 안 여겨요. 탄광 앞에서 죽은 사람들, 시, 시체가 거, 거름 더미처럼 쌓여 있어요. (중략) 엄니, 보고 싶어요. 배가 고파요. 집에 가고 싶어요. (83, 84p)

해당 파트가 특히 울컥했다. 강제로 끌려와서 탄광에서 노동하며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해당 편지는 전해지지조차 못했다. 검열을 통과하지 못했으므로 조선으로, 집으로, 어머니에게로 전해지지 못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가. 나는 우리 역사가 이토록 황폐하고 피로 얼룩졌다는 사실에 분노와 슬픔을 느꼈다.

『슬픔의 틈새』를 통해 희망과 극복의 교훈을 얻었고, 역사의 아픔과 슬픔을 다시 마주했다. 책이라는 건 재미로 읽어도 충분하다고는 하나, 이렇게 역사적이고 교훈이 담긴 책을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이 이금이 작가님은 청소년 소설과 동화라는 장르의 중심축이 되는 작가님 중 한 분이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유진과 유진을 정말 재밌게 읽었다.- 청소년 독자들이라면 꼭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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