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 - 네 자매의 스페인 여행
강인숙 지음 / 열림원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이란 출발하기 전에 벌써 설레임을 느끼게 한다. 계획을 하는 동안에 이미 여행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더구나 해외로 가는 여행은 더 큰 설레임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강인숙의 함께 웃고 배우고 사랑하고는 여행기다 그런데 부제가 말해주듯 네 자매가 함께 길을 떠났다. 사실 자매가 함께 여행간다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사실 아주 어렵다. 서로 각자의 시간과 타이밍이 맞아야 갈 수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자매 간의 사이가 좋아도 서로 하는 일이 다르기에 좀처럼 시간을 맞추기가 힘든 것이다.

 

그런데 함께 갔다. 네 자매가 함께 간 여행은 얼마나 즐거울까. 그래서일까. 소소한 재미가 엿보이기도 한다. 나이가 많은 저자가 언니에게 혼나는 장면이 참 인상적이고 재미있었다. 여행기라고 하지만 가족의 이야기도 많이 들어가 있다. 그러다보니 이 여행엔 전문적인 이야기가 거의 들어있지 않다. 여행이 주는 소소한 일상과 에피소드가 주류를 이룬다. 물론 스페인 문화와 건축 그리고 역사와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류의 이야기는 일상에 묻혀 버린다.

 

강인숙 교수에 대해 몰랐는데 이 분이 그 유명한 이어령 교수의 부인이란다. 이 책은 교수가 쓴 여행기인데 전문적이지 않다. 만약 전문적인 식견과 지식을 얻기 위한 독자라면 이 책을 선택하지 말고 다른 책을 찾아보길 바란다.

 

솔직히 이어령 교수의 부인이라 하니 더구나 교수라고 하니 글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배경으로 스페인 곳곳을 이야기해 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기대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첫 부분을 읽으면서 느꼈다. 저자 스스로도 가볍게 이 책을 쓰려고 했지 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쓰지 않았음을 밝혔으니까 말이다. 이 책은 스페인 여행 외에도 파리와 미국 여행기가 담겨 있다. 이것은 마치 보너스 아니면 부록 같은 느낌인데 오히려 더 실망스러운 결과를 낳았다.

 

같은 책을 읽고도 다양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 부록 같은 여행기가 좋았을 독자도 있지만 좋지 않았다는 느낌을 가진 독자도 있을 것이다. 스페인에 대해 가볍게 읽기엔 좋다.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책 저런 책 다양하게 접해 보았으면 좋겠다. 이 책을 포함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도엔 특이한 곳이 있다. 언덕 같기도 한데 산 같기도 하고 도데체 정체가 무엇인지 모를 그런 곳이다. 얼핏 보면 산인데 일반적인 산의 모습 같지 않아서 특이한 곳 바로 이곳이 오름이다. 

 

제주도엔 참 많은 오름이 있다. 그 중 어승생 오름은 처음 들어본다. 사실 책을 만나기 전까지 이런 오름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책은 제주도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부터 시작한다. 제주의 기원부터 들어가 제주도가 되는 과정 그리고 오름이란 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건 아니지만 대략적인 개괄로 이야기한다. 

 

제주엔 많은 오름이 있지만 오름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일까. 책은 오름이 어떤 과정을 거쳐 생겨났는지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이 과학적 접근이 어떤 독자들에겐 오히려 책을 멀리하게도 하겠지만 어떤 독자들에겐 더 흥미를 끌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 책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땐 단순하게 오름에 대한 기행문 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건 기행문이 아니라 과학 서적이란 생각이었다. 제주의 기원에서 화산 작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그리고 오름에서도 화산 활동 중의 마그마의 파편에 대한 설명과 함께 분석구에 대한 이야기 등 여행으로 쓰는 기행이 아니라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 이야기를 접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나중엔 기행문이 나오겠지 싶었는데 이 책은 끝까지 과학 도서로서의 역할만 하다 끝난다. 어쩌면 이런 기행문도 생태 혹은 자연 기행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뭔가 기행을 통해 삶을 만나는 그런 것이 아닌 오름의 식물과 동물 그리고 수난의 시대까지 자연 과학 도서에서 역사까지 다양한 경로로 오름을 소개하지만 왠지 딱딱한 강의 한 편 들었다란 느낌이 들 정도로 지루했다. 하지만 문과가 보기에 그렇다는 것이지 이과가 보는 관점은 또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오름을 여행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 그 방식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일 수도 있다. 다만 독자에 따라 반응이 나누어질 것이다. 오름에 대한 생태학적 보고 같은 이 책이 오름을 보는 혹은 오름을 오르는 또 하나의 방식이 될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만 아무리 자연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스타일의 오름 기행서라도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인문학도의 바람은 어쩌면 사람 중심의 학문을 했던 사람이기에 이런 인식을 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람 공부 - 논어에서 찾은 인간관계의 처음과 끝
조윤제 지음 / 청림출판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을 공부한다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사람은 공부를 한다고 해도 다 이해할 수는 없다. 물론 사람을 어떻게 공부하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이해도 넓어지고 깊어질 수는 있어도 사람을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조윤제의 사람 공부란 책은 사람을 공부하기 위해 논어를 기반으로 한다. 논어는 공자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제자들이 스승과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것으로 정확한 저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공자가 제자들과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사람 공부는 논어를 바탕으로 한 고전 해설을 통한 사람 공부의 길잡이로 엮인 책이다. 요즘 세상살이가 참 각박하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은 무한한 경쟁 속에 지쳐 있고 그 안에 화가 많고 다른 사람을 자신의 지배 아래에 두려고 한다. 심지어 약자 앞에서 한없이 강한 사람이 되고 강한 사람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사람이 된다. 이런 시기에 사람 공부를 통해 나 자신을 그리고 다른 사람을 조금 더 존중하며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은 충, 서, 성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공자 하면 인의 사상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저자는 충과 서가 결국 인을 달리 말한 것이라고 하는데 근본적으로야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만 엄연히 다른 글자와 의미를 너무 넓게 포용적으로 흡수해 버린 것은 아닌가 싶은 마음이다. 

 

나 자신의 중심을 잡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내 기준으로 쉬이 이해하기 어려운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도 쉽지 않고 일상의 작고 사소한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도 힘들다. 사람이 갖고 있는 체력의 한계가 있기에 이 모든 노력들을 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사람 공부를 통해 공자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오랜 시간 묻어둔 삶의 지혜들을 만날 수 있다. 더구나 이 책은 논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상가들의 이야기도 함께 전하고 있으니 더 넓게 앎의 배움을 누릴 수 있다. 이런 지혜들을 만난다는 것만 해도 인생의 소중한 자산을 얻는 것이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여러 사람의 힘은 결국 어울림에서 오는 것이란 것을 이렇게 책을 통해 하나씩 배워나가며 그 듯대로 실천하게 된다면 아름다움의 작은 한 발자국이라고 옮기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나를 아는 것과 타인을 이해하는 것 그리고 나와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 관계의 출발이자 마침표가 되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60대를 위한 논어 -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는 지혜의 말 100가지
사이토 다카시 지음, 김윤경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은 참 오랜 시간 동안 살아남은 책이다. 그만큼 다양한 책으로 출판된 것이 고전이기도 하다. 논어도 참 다양하다. 그런 다양한 논어 중에서도 어느 특정 세대를 위한 논어라니 과연 이런 책의 깨달음이 특정 세대에만 국한시킬 필요가 있을 듯 하지만 그래도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니 60대를 위한 논어에는 어떤 내용이 있는지 궁금했다. 

 

책은 일단 글씨가 커서 좋았다. 만약 60대를 위한 논어라면서 글씨가 작았으면 이건 60대를 위한 배려가 없는 것이겠지만 출판사가 그런 배려를 해주었다. 논어의 전문을 해석하기 보다 적절한 것을 소개한 책이다. 그래서 간단하게 읽을 수 있다. 어려운 것보다는 60대의 삶에 꼭 필요한 적절한 글들을 뽑아 저자의 생각은 덧입혔다. 더구나 한자의 음까지 적어 넣어 한자를 몰라도 따라 읽을 수 있게 해놓았으니 60대가 아닌 20~30대가 읽어도 좋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책속 부록으로 논어에서 뽑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말을 첨부했다. 작은 말 한 마디이지만 생각할 거리가 풍부하다. 짧은 격언 같은 문구로 오히려 여운을 크게 만든 것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논어 속에는 삶의 지혜로운 무궁무진한 말이 담겨 있다. 더구나 60대를 위한 논어라면 저자의 이야기대로 인생의 후반 작업을 준비해야 하는 그리고 살아야 하는 그런 60대에게 좋은 이야기도 많을 것이다. 논어의 구절을 풀어가면서 얻는 삶의 지혜들도 많을 터인데 이 책의 약간 아쉬운 점은 너무 단편적으로 훑고 지나간다는 것이다. 가볍게 읽기엔 좋으나 60대를 위한 논어라면 조금은 더 깊이있게 다루어도 좋지 않겠나 싶다. 이 정도 책은 십대를 위한 논어 같은 느낌이 들었으니까 말이다. 60대면 인생의 깊은 연륜이 느껴지는 나이다. 그럼에도 짧막하게 논어의 구절을 소개하고 자신의 느낌 또한 짧막하게 나열하는 정도로 논어의 깊은 정수를 맛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논어는 인간관계의 보고이다. 사람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관계의 소통을 위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논어이다.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 나가며 60대를 살아가는 그리고 살아가야 하는 그런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바로 논어의 역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2회차 인생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이 논어 속에 나오는 지혜로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공정이란 무엇인가 - 우리 시대 공정성에 대한 모든 궁극적 질문의 해답
벤 펜턴 지음, 박정은 옮김 / 아이콤마(주)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한때 우리 사회의 흔들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쉽지 않은 책이 베스트셀레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초청 강연회에서도 사람들이 몰려드는 참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가 정의롭게 살아간다면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는다면 굳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열광할리는 없었을 것이다. 

 

벤 펜턴의 공정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문득 정의란 무엇인가가 떠올랐다. 정의란 무엇인가도 첫 번째부터 아주 난해한 문제가 등장한다. 정의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정의를 알고 있는 것 같아도 쉽게 정의를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한다. 공정도 마찬가지일터. 사실 공정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아도 쉽게 이야기할 수가 없다. 그래서일까. 저자는 공정성을 절차라고 이야기한다. 절차를 통한 합의를 이루는 것이 공정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공정을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심리적으로 심리에서 다시 역사적으로 접근한다. 그러다 스포츠와 경제 그리고 법을 넘어 정치와 인간 관게에서의 공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스포츠가 공정해지기 위해서는 동일한 조건에서의 일정함이 있어야 한다. 법도 정치도 마찬가지다. 어떤 힘의 논리가 전혀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누구에게도 똑같이 적용 가능해야 공정성을 가질 수 있다. 

 

책은 42라는 숫자에서 시작하여 42란 숫자에서 끝난다. 여기서 스포를 할 수는 없다. 42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다만 첫 부분에 등장하는 것만 소개한다면 크리켓 42조가 페어플레이에 관한 규정이며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삶과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궁극적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42를 이야기했다고 한다. 

 

누구나 똑같이 태어난다면 인생은 공정할까? 사실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인생은 불공정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인지 사회가 그리소 그 사회의 구성원이 공정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득하다. 인생 자체가 불공정이니 사회라도 공정해야 살아갈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가 이웃이 공정성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살아가면 훨씬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