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마크 월린 지음, 정지인 옮김 / 심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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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라고 하면 어떤 사회적 상황에서의 큰 불행을 겪은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정신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현대사 속에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가깝게는 세월호 참사부터 삼풍백화점이나 대구지하철 사고 등 이런 대형 사고들과 태풍으로 인한 자연 재해 그리고 전쟁과 일제 치하 속에서 살아간 역사 속에서 참 많은 불행을 경험했다. 이런 것이 다 트라우마로 남는다. 그런데 과연 개인의 트라우마는 없을까?

 

마크 월린의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란 책을 읽으며 트라우마가 사회적 상처를 통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을 통해 유전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사람이 경험하는 대부분의 트라우마는 사회적인 것이기보다 개인 즉 가족을 통해서라고 한다. 내가 특별히 사회적으로 큰 사건을 통해 트라우마를 겪지 않아도 부모를 통해 트라우마를 유전 받고 나의 트라우마는 또 자식에게 유전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사실 가장 큰 상처를 주고 받는 것도 가족이란 것도 한 번쯤 고민해 볼 문제이다.

 

이 책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핵심 언어다. 이 것이 책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트라우마를 겪는 원인과 이유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 핵심 언어를 통해 묘사하는 것도 트라우마를 극복해낼 수 있는 요소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트라우마를 감춘다고 해서 침묵한다고 해서 영원히 그것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 내면의 아픔은 반드시 어떤 경로를 통해서 드러날 수 있는 것이니 오히려 가족 관계를 그려놓고 구체적인 핵심 언어를 쓰며 부모와 나와의 관계가 어떤지 기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흔히 정서를 이야기할 때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정서는 가족과의 관계에서 형성된다. 그렇기에 우선 가족 관계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회에서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 역시 근본적으로 가족과의 관계가 어떤지 보아야 한다. 부모의 상처는 결국 자녀에게로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간 트라우마를 사회적 상처와 아픔으로만 바라보았는데 어차피 한 사람의 정서를 만드는 시간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다. 물론 가족만으로 모든 것이 다 설명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중심엔 가족이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 트라우마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해 보았다는 점에서 충분히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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