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탈 -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
주디스 버틀러.아테나 아타나시오우 지음, 김응산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없어지는 혹은 박탈당하는 것들이 많다. 박탈이란 건 결국 빼앗기는 의미인데 우리가 빼앗기는 순간 박탈이란 말이 생각난다는 점에서 박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지만 한 편으로는 박탈을 당했을 때 과연 적극적으로 저항을 하느냐 아니면 소극적으로 가만히 있느냐에 따라 박탈을 조금은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지가 있기도 하다. 이 박탈이란 개념을 가지고 정치학자와 사회학자는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되는 마음으로 박탈 정치적인 것에 있어서의 수행성에 관한 대화라는 책을 들었다.

 

우선 책이 무척 난해하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도통 갈피를 잡기 힘들었다. 사실 두 학자 모두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낯설게만 다가왔다. 처음부터 "박탈은 문제직언 개념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하며 아타나시오우는 주로 빼앗김의 차원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버틀러는 타자들에 의한 움직임의 관잠에서 유사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는 개념으로 보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박탈됨"과 "박탈되기" 사이에서 보이는 미묘한 차이를 가지고도 여러 생각들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움과 신비로움이었다.

 

신자유주의 시대가 되면서 이 시대를 비판하는 학자와 수용하는 학자 사이에도 논쟁이 있지만 어찌되었든 신자유주의 시대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시대에 정치 사회 뿐 아니라 토지 교육 등 다방면으로 박탈에 관한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것이 이 책이다. 두 명의 저자가 대담 형식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아타나시오우가 질문을 하게 되면 버틀러가 대답을 하는 형식인 것 같다. 이 질문과 대답 속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주로 대답하는 쪽인 버틀러는 아타나시오우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도 잘못된 의견이라고 섣부르게 이야기 하기 보다 마치 토론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 사회도 정규직과 비정규직이란 굴레 속에 정규직이 되지 못한 비정규직은 상대적으로 박탈을 가지고 산다. 이 뿐 아니다. 여러 부분에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박탈을 느끼고 살고 있다. 이런 시대에 이런 책이 나와 여러 방면들에 대한 이야기를 자기 나름대로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유익하다. 다만 책이 조금은 어려우니 정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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