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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거짓말 - 2000년대 초기 문학 환경에 대한 집중 조명
정문순 지음 / 작가와비평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신경숙 작가의 표절 문제로 시끌했다. 사실 신경숙의 표절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를
정도로 그 여파는 컸다. 나중에 신경숙이 어이없는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차라리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훨씬 더 좋았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마침 한국 문학의 거짓말이란 책이 개정판이 나와 읽어 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신경숙 문학의 보수성과 그 한계에 대해 예리하게 비평했는데
보충 자료를 통해 문제가 되었던 표절 부분을 보여 주었는데 표절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물론 표절인지 아닌지 작가 자신이 그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 어쩌면 이 책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거대 작가인 신경숙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통해 우리 문단이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점이 흥미로운 것이었다.
정문순이 다룬 이야기 가운데 주이란의 혀와 조경란의 혀도 재미있었는데 사실 조경란은 이미 문단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가이고 주이란은
이제 막 첫 출발한 작가다. 이 논쟁 같은 경우 아주 시끌했다. 하지만 책임있게 나서는 출판사나 작가가 없었다. 그나마 김곰치와 김영현이 이
논쟁에서 출판사와 작가에게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을 뿐이라고 기억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명원 평론집 이후로 정말 속 시원하게 한국 문학의 좋지 않은 점을 이렇게 드러내는 것을 참 오랜만에 읽었다. 80년대의
담론에서 90년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새로운 문화의 시대로 접어드는 90년대의 분위기 속에 문학도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참여 문학에서 개인
문학으로의 변화로 말미암아 여성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런 여성 작가들이 어떠한 인식 속에서 소설을 써 내려가는지 이야기를 한 것이다.
정문순의 평론은 시원시원했다. 어쩌면 그간 내가 가지고 있는 의문을 해소해 주기에 충분했다. 김종광 소설을 읽으면서 조금은 불편했던
요소들이 있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속시원하게 알게 된 것 같고 내가 무어라고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을 속시원하게 알려 주었다.
평론을 읽으면서 참 오랜만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문학을 사랑하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과감없이 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변방에서 창조적인고
변혁적인 새로움이 나올 수 있구나 하고 새삼 느꼈다.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