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퍼의 선데이 - 테겔 감옥에서 쓴 자전적 소설 Echo Book 4
디이트리히 본회퍼 지음, 조병준 옮김 / 샘솟는기쁨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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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퍼의 이야기를 들어본 것은 그가 했던 유명한 말 때문이었다. "만약 당신이 버스를 타고 있는데 미친 사람이 운전하다 사고 나기 일보 직전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나는 그 미친 사람을 끌어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치에 항거하며 레지스탕스 운동에 가담한 신학자이자 목사인 본회퍼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아직 본회퍼의 이야기만 들어 보았을 뿐 그의 저작을 읽어본 적이 없다.

 

본회퍼의 선데이란 책을 읽었다. 본회퍼가 남긴 유일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역시 신학자이자 목사라 그런지 소설은 차라리 남기지 않는 편이 좋았겠다 싶은 마음이다. 물론 이 소설을 통해 본회퍼란 사람의 생각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지 모르나 소설이란 주제, 구성, 문체는 물론이고 구성 속에서는 인물, 사건, 배경 즉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이런 특징들을 잘 살려야 한다.

 

소설은 난잡하다. 과연 이 글을 소설이라는 문학 작품으로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이 들 정도다. 차라리 소설이란 포장지를 걷고 자전적 기록물이라고 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무언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은 것 같은데 소설의 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뭘까? 어쩌면 본회퍼라는 아니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하는 한 사람의 소설이니 그 안에 대단한 무엇이 담겨 있을 것이다란 허울만 남을 뿐이다.

 

물론 본회퍼가 고민한 여러 문제들에 관해 우리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설교가 무엇인지, 역사란 무엇인지 이런 근원적 질문에 대한 답을 이곳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없이 고민하며 질문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이 나름 훌륭한 점을 가진다.

 

이 책 하나로 본회퍼를 다 알 수 없기에 다른 저작들을 읽어보고 싶다. 본회퍼가 누구일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이 책은 본회퍼가 어떤 생각들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 줄 것이다. 우리 시대는 이런 행동하는 양심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겠다. 리더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부터 피하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본질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런 상황을 피해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문제점이라고 생각하기에 본회퍼는 더 귀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본회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도 따라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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