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을 담은 그림 - 지친 당신의 마음속에 걸어놓다
채운 지음 / 청림출판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하나의 그림을 보면서도 사람마다 생각과 느낌은 다르다. 예전에는 그림을 보러 일부러 미술관도 자주 가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여유가 없다. 물론 마음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더 정직한 표현이리라.

 

채운의 철학을 담은 그림을 보며 다시 그림을 찬찬히 보게 되었다. 역시나 하나의 그림 속에서도 작가는 여러 가지 언어들을 담아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자의 그림 보는 방식을 조금은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다소 이야기가 길어 조금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절제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마음도 있다.

 

책의 제목은 철학을 담았다고 했지만 철학보다는 저자의 주관적 생각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주변에 있었던 이야기를 시작하거나 평소 생각했던 철학자의 사상을 가지고 그림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그림은 대부분 다른 그림 책에 등장하여 익숙한 그런 그림들이었지만 간혹 모르는 그림들도 나왔다. 그 중에서도 조르주 브라크의 바이올린과 주전자라는 그림은 독특해서 기억에 남았는데 마치 피카소를 연상시키는 듯한 형식 파괴와 단순한 색깔을 가지고 사물을 표현하였음에도 뭔지 모를 묘한 이끌림이 있었다.

 

우린 아픈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이 나라를 갑과 을의 나라라고 할 정도다. 최근 땅콩 회항으로 유명한 어느 항공사의 부사장의 갑질은 이 사회에서 제대로 인간 대접 받고 살아가려면 속칭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이야기가 더 절실히 다가온다. 누구나 다 출세할 수는 없는 법. 그래서 인생이란 가련하다.

 

이 책은 이런 가련한 인생에게 그림 한 편을 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함으로 누구나 삶에 있어 겪어내야 할 아픔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결국 이 책도 어떤 사회적 변혁을 이끌기보다 아픔의 문제를 지극히 개인적 차원에서만 풀어간다는 점이다. 어쩌면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다를 것이 무엇일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한다. 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이젠 아픔이 아닌 행복의 시대가 왔으면 하는 소망이다. 저자나 출판사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더는 이런 책이 필요없는 그런 시대였으면 싶다. 한 번씩 그림을 보는 아니 이런 마음 속의 여유 하나 누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사회를 변혁시킬 수 없다면 나 개인이라도 생각을 바꾸어 삶이 예술일 수 있다면 작은 행복에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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