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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평민열전 - 평민의 눈으로 바라본 또다른 조선
허경진 지음 / 알마 / 2014년 7월
평점 :
우리가 역사를 배우면서 알게 된 건 주로 왕의 행적들에 관한 것이었다. 물론 선비나 장군 즉 벼슬을 하였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한 것도
있지만 그 이외의 사람들에 대한 기록이나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었다. 즉 왕과 그 주변의 이야기가 아니고선 우리가 알 수 있는 통로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선 평민 열전을 읽었다. 조선에도 왕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풍부했다. 왜 그간 이런 노력들이 없었을까. 아쉬웠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왕이 아닌 사람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으니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길 바랄 뿐이다.
사기 열전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열전이란 여러 사람들의 전기를 기록한 것이다. 조선 평민 열전 역시 여러 사람들의 전기를 다룬
것이지만 다소 내용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시인부분에선 그저 글을 잘 지었다 정도만 나와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 한 사람의 행적을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사기 열전 같은 경우는 한 사람의 행적을 충분히 알 수 있을 만큼의 분량이라 인물의 됨됨이를 가늠할 수 있었지만 조선 평민
열전은 인물에 대한 소개가 미흡했다. 나름의 추리론 그만큼 평민에 대한 기록이 없었다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몇몇 인물들
같은 경우는 다른 책도 출판된 적이 있는 사람들인데 그러한 인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내용이 별로 없었다. 페이지를 넘길 수록 소개가 길어지는데
그래서 그런지 앞부분을 읽을 땐 빠른 속도로 넘길 수 밖에 없었지만 뒷부분은 조금 자세히 읽었다. 인물의 됨됨이를 비로소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책을 읽으면서 주목하게 되었던 것은 바로 글을 기록한 사람들이다. 물론 평민의 이야기를 평민이 기록했겠지만 채제공이나 유득공 등 역사책에서
이름을 들어본 사람들이 기록한 글도 있다. 소위 벼슬을 하였던 사람들이 평민의 전기를 기록하다니 놀랍기만 할 따름이다.
왕이 중심으로 이루어진 역사 속에서 그나마 이렇게라도 평민들의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다만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어 왕과 정치인들의 역사가 아닌 평민과 여자 그리고 시민의 역사들이 기록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아직도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가 아닌 숨어
있을 수 밖에 없거나 사람들이 별로 알아주지 않는 그런 기록에 대해서도 조선 평민 열전처럼 책으로 엮여 나오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