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 김갑수의 살아있는 날의 클래식
김갑수 지음 / 오픈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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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모른다. 음악을 좋아하긴 해도 그냥 나오면 들을 뿐이다. 클래식은 아주 유명한 곡들을 제외하곤 거의 모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클래식을 조금 알아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다. 그러나 막상 들으려고 해도 정보가 없으니 그저 듣는 것이라곤 우리가 너무 잘 아는 베토벤, 모차르트, 하이든 등등 유명한 사람들만 찾게 된다. 

 

김갑수의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라는 책은 클래식에 대한 저자의 감상평과 일상의 어울림이다. 마치 수필처럼 읽혀지기도 한다. 책이 클래식에 대한 지식적 나열이었다면 아마 읽다가 그냥 덮어버렸겠지만 저자의 추억과 삶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에 흠뻑 젖어든 나 자신을 발견했다. 클래식을 잘 모르면서도 왠지 어디가서 아는 척 하고 싶어진다.

 

물론 여기에서 소개된 몇몇 음악이나 음악가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모른다는 사실이다. 라디오 클래식이나 거리에서 나오는 음악을 통해서라도 들어본 것들도 있겠지만 이걸 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덮은 지금 하나씩 찾아 듣고 싶어진다. 벌써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A장조와 랄로의 첼로 협주곡 D단조는 들어 보았다. 그전까지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책은 단순히 음악 이야기만 하는 건 아니다. 작곡가의 뒷 이야기부터 연주가들을 서로 비교하며 글을 풀어간다. 저자의 글솜씨가 워낙 좋기에 이야기 하나 하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음악가의 생애를 좀더 설명해 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점이었다. 또 한 가지 소개한 연주가들에 대한 음반도 함께 소개해 주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물론 관심있는 독자라면 다 찾아 볼테지만 말이다.

 

음악은 눈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귀로 듣는 것이다. 음악 에세이를 통해 음악을 아는 것도 좋겠지만 무엇보다 직접 들어봐야 한다. 이건 마치 교과서에서 아무리 시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해도 시는 직접 소리 내어 읽어보거나 낭송을 듣는 것이 오히려 가슴에 더 남기 마련이다. 클래식을 본격적으로 처음 들어보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다소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일단은 한 번 듣고 두 번 듣고 이런 식으로 계속 듣다 보면 조금씩 가까워지리라 확신한다. 어쨌든 책을 읽으니 클래식 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클래식에 미친 한 미치광이의 끄적임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왜 클래식에 미치게 되었는지 그리고 클래식엔 어떤 매력들이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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