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할 이유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 - 오늘을 위해 밝히는 역사의 진실
김태훈 지음 / 일상이상 / 2014년 7월

이순신이 다시 주목을 받는 건 아무래도 명량이란 영화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운 것이 왜 지금 다시 이순신일까? 김훈의 칼의 노래가 이순신도 우리처럼 고뇌하는 인간이었음을 잘 보여준 작품이라면 명량이란 영화는 우리 사회의 리더란 무엇일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이렇게 다시 열풍을 낳은 건 아닌가 생각한다.

이순신의 두 얼굴이란 책을 쓴 저자 김태훈은 내용을 수정 보완하여 그러나 이순신이 있었다란 책을 썼다. 우리가 잘 아는 이순신은 영웅이다. 저자도 이런 영웅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있다. 다만 이 책에서 무조건적인 영웅을 만들기보다 이순신도 결국 인간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우리가 임진왜란이라고 알고 있는 7년 전쟁은 이미 사전에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조선은 이런 움직임에 대비를 하지 않았다. 일본이 조선을 침략했을 때 조선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한양까지 일본이 가는 걸 허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유독 바다에만 승승장구하는 장수가 있었으니 그가 이순신이다. 이순신의 수군이 일본의 수군을 맞이하여 승리하고 있을 때 저자는 한 가지 작은 의문을 제기한다. 이렇게 강한 이순신의 수군이 애초부터 일본의 수군에 맞서 싸웠다면 조선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조선에서 가장 위기의 순간이 바로 이 7년 전쟁이었다. 일본의 침략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게 되고 참혹한 지경에 놓였다. 어쩌면 나라까지 일본에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 이순신이 있었다. 아무리 좋은 배와 포가 있다 해도 좋은 리더가 없다면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칠천량 해전에서 원균은 판옥선이란 배와 좋은 포로 무장했어도 일본의 작전에 휘말렸다. 그 결과 참담한 패전을 기록했다.

아무리 좋은 배와 무기가 있다 해도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전투에 임하느냐가 중요하다. 때론 앞에 서서 본을 보이며 지휘하고 때론 뒤에서 모든 걸 지켜보는 리더가 필요하다. 영화의 열풍은 아마 이순신 같은 리더를 우리 사회가 기다린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일본이 침략해 온다는 사실을 듣고 나라의 안전을 위해 힘쓰는 군주가 아니라 미리 피신한 선조의 모습을 보며 전쟁이 일어나자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대전으로 피난 갔던 이승만 대통령이 떠오른다. 역사는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이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역사를 더욱 알아야 한다. 단지 영화의 영향이 아닌 되풀이 되는 잘못과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역사를 읽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