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 - 사랑과 전쟁과 천재성에 관한 DNA 이야기
샘 킨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6월

과학을 잘 몰라서 그런지 이 분야에 대해서 그렇게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파인만의 발견하는 즐거움이란 책을 읽고 과학도 재미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샘킨의 바이올리니스트의 엄지란 책도 물론 인문학도가 보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비교적 재미있게 읽었다.

책 제목부터가 사실 궁금했다. DNA이야기를 한다고 하면서 바이올린 연주자의 엄지가 무슨 관련이 있기에 그런가 싶었기 때문이다. 별로 관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책의 중심 주제라고 할까? DNA는 유전자의 본체라고 쉽게 설명할 수 있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조금 복잡해진다. 그냥 편하게 유전자라고 이해하자. 물론 책에서는 유전자와 DNA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DNA는 물질 즉 손가락에 들러붙는 화학물질이다. 유전자도 물리적 속성이 있다. 사실 유전자는 긴 DNA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유전자는 물질보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는게 편리하다. 즉 유전자는 정보라고 볼 수 있다. 유전자가 이야기라면 DNA는 그 이야기를 기록하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DNA 이야기 중에서 관심을 끈 건 니콜로 파가니니란 바이올린 연주자인데 바로 책의 제목이 이 연주자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그 재능을 얻었다라고 알려져악마의 연주자란 별명을 가지고 있었던 파가니니는 사실 DNA가 문제였다고 한다. 손가락을 아주 유연하게 만들 수 있는 유전 질환이 있는 거라고 저자는 거의 확신에 가까운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손가락을 유연하게 할 수 있는 천부적 재능이 있었지만 유전 질환으로 인해 평생을 고생하며 살았다고 한다.

책은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에 의해 유전이 변형된 이야기와 아인슈타인의 뇌를 직접 가지고 있었던 한 과학자의 이야기 그리고 북극곰 간을 먹은 사람들의 이야기 등 굳이 과학을 잘 몰라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다. 사실 아인슈타인의 뇌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였는데 지금은 이 뇌가 거의 쓸모 없다고 한다. 어쩌면 인간은 누구나 이런 천재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마음을 잘 보여준 그런 이야기라고 여겨진다. 아인슈타인은 절대 모든 부분에서 천재성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언어 분야는 평균 이하였다고 한다. 과학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우리 생활에서도 과학은 정말 가까이 있다는 걸 기억하며 조금씩 거리를 좁혀 친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