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인문학 1 - 현실과 가상이 중첩하는 파타피직스의 세계 이미지 인문학 1
진중권 지음 / 천년의상상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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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매트릭스를 영화를 보았을 땐 일종의 충격이었다. 사실 가상의 세계를 설정해 놓은 것도 모자라 정말 멋진 액션까지 선보였으니까. 그런데 그 가상의 세계란 것도 어떻게 보면 실재하는 세계인 것 같기도 했으니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약간의 당혹스러움도 있었다.

 

진중권의 이미지 인문학은 이제 문맹이란 것이 글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를 이해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미학 오디세이를 읽으면서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이란 그림 속에서 한참을 보아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설명을 읽고서야 아~~ 그렇구나 했으니 이미지를 읽기엔 너무나 둔감하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명호의 나무 연작 시리즈였다. 사진을 찍으면 풍경이 고스란히 나온다. 하지만 이명호는 사진에 묘한 여운을 첨가하였다. 사실 발상의 전환이 없다면 힘든 작품이다. 고정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에겐 절대 나올 수 없는 것이니까.

 

재미있는 그림도 있었다. 중국의 화가 쉬시닝의 뒤샹 회고전은 마오쩌둥이 뒤샹의 변기를 보는 장면인데 마오쩌둥의 신기해 하는 눈빛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림을 패러디한 사진 역시 흥미가 있었다. 또한 안성석의 역사의 현재란 작품은 첨성대의 일부를 묘하게 사진이란 이미지로 바꾸어 현재와 어우러지게 작품을 만들었다. 흑백 사진 한 장을 프로젝트와 스크린을 이용해서 과거의 첨성대와 현재의 첨성대가 함께 보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이 이미지를 어떻게 연출해 내느냐에 따라 전혀 색다른 실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책에서는 광우별 촛불집회 때 저자가 칼라 티비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쓴 글도 있었는데 우린 그동안 공중파 방송의 연출된 것만 보다가 정말 실제적인 느낌을 가지고 생생하게 전달하던 칼라 티비의 방송을 보았다. 저자는 이 칼라 티비가 어쩌면 컴퓨터 게임과 같다고 했다. 온라인 참여로 언제든 시청자가 원하는 모습대로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흥미도 있지만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철학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 저자가 전문성과 대중성을 고루 살릴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미지란 가상이 어떻게 실재인 현상이 되고 때론 실재인 현상이 어떻게 이미지란 가상이 되는지 참고하기엔 더 없이 좋다. 어쩌면 어떤 것이 현상이고 어떤 것이 가상인지 구분조차 힘들 때가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가상과 현실의 세계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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