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이 자본이다 - 생명자본주의 그 생각의 시작
이어령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처음 이어령의 책을 접하게 된 건 이것이 한국이다 - 흙속에 저 바람 속에를 추천받아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의 문화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더구나 서양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여겨지던 우리 문화를 열등한 것이 아니라 동등한 때때로 서양의 문화를 능가하는 우리 문화에 대한 긍지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디지로그가 나왔을 때만 해도 역시 이어령구나 생각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만남은 결국 상생이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론은 도대체 이어령은 어느 경지에 까지 도달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낳았다.

 

이번에는 생명이 자본이다란 책이 나왔다. 이제 이어령도 마지막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선생의 사유에는 끝이 없다. 사실 생명과 자본이라 함은 왠지 자본주의에 대한 이상을 그리거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자본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여 결국 복지로 가야 하는 것이 이 책의 요지는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은 금붕어를 통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 날치를 통해 살아있음을 능가하는 삶의 꿈을 들여다 본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고민하고 사유하게 되었을까. 도대체 선생의 상상력은 어디까지일까?

 

결국 사물에 대한 끝없는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상상을 통한 자기 생각을 끌어낸 것이 선생이 바로 생명이 자본이다를 만든 원동력일 것이다. 우린 너무나 쉽게 사물을 흘려 보낸다. 관찰이 아니라 그저 보고 지나가는 것이다. 하긴 그렇게 보고 지나쳐도 새로운 것들이 무수히 많이 쏟아지는 세상이니 어느 하나 눈길을 줄 여유가 없다. 그리고 바쁘다는 이유로 우린 자연의 변화까지도 감지하지 못하고 그저 삶의 노예가 아니 자본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선생은 이런 우리들에게 일침을 가한 것인지 모른다. 날치를 통해 안주하지 말고 꿈을 가지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끝없이 초월하려고 하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인간이 무엇인지를 내가 누구인지를 마치 날치처럼 수면을 박차고 뛰어올라서 인식하고 다시 물속으로 돌아갑니다. 날치가 아닌 수중에서만 갇혀 지내는 물고기들은 그런 의식을 지닐 수가 없습니다. 오직 날치만이 그 날치 같은 존재들만이 죽지 않고 결정의 바다에서 불가능한 또 다른 세계의 공기, 하늘 위로 뛰어오르는 그 비상한 도약의 힘, 초월의 힘 그리고 그 수면 위를 유영할 수 있는 의지와 몸짓을 지닐 수 있습니다."

선생은 우리가 살고 있는 곳에서만 아웅다웅 살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세계를 바라보기 위해서 수면 밖으로 뛰어 올라 바다와 하늘을 보라고 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