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용기 - 실존적 정신분석학자 이승욱의 ‘서툰 삶 직면하기’
이승욱 지음 / 쌤앤파커스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우린 참 많은 걸 욕망하며 살아간다. 포기하면 얻는다고 하지만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쩌면 우린 끝없이 비교하면서 살아가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다니엘 튜더란 사람이 쓴 책의 제목처럼 우린 기적을 이루었지만 기쁨을 잃었다. 그건 결국 우리가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포기하는 용기는 지금까지 교양 심리서들 가운데 조금은 독특한 면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책 역시 포기하라는 말이고 그 포기할 때야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점에서는 교양 심리서의 전형적인 모습이지만 최근 개인의 힐링을 위해서 그 자신이 바꾸어야 하는 걸 이야기하는 풍토에서 무언가 사회적으로 혹은 우리가 관계 속에서 변화되어야 할 부분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는 다르다.

 

심지어 이런 말까지 한다. "저는 인간 최초의 비극이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먼저 인식된 개체가 자신이 아니라 타자라는 사실 말입니다."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도 하지만 결국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었던가'라는 질문을 던져 보고 싶었다. 이건 우리는 홀로 서되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고 함께 살아가되 홀로 서기 해야 하는 존재이기에 동의도 하지만 의문도 남는다. 타자를 인식하는 건 비극이 아니라 함께 살아감을 배우는 것이다.

 

너무 심하게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관계 속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타인이 좋게 보는 방향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어쩌면 우리 시대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아닌 내가 나를 바라보며 무얼 하기를 원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쩌면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는 표준이 결코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들인가 이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래야 지금의 나가 아닌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난 무얼 바라고 있는지 그리고 난 과연 무얼 하고 싶은 것인지 생각했다.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내가 아니라 내가 바라보는 나를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좋았다. 때론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 읽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덮은 지금 행복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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