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모든 것 안녕, 내 모든 것
정이현 지음 / 창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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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소설은 아름답다. 어쩌면 그런 성장의 과정을 통해 삶을 배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건 90년대 이야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돌아보면 과거의 시절이란 것이 너무나 금방 지나가 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고속도로에서 하나의 이정표를 보면 찰나 하는 순간에 그 이정표는 이미 고개를 돌려도 너무 멀리 있는 것처럼 세월은 그렇게 너무나 빨리 지나버린 것이다.

 

그래서일까? 흘러간 과거의 시간을 추억이라도 해 볼 수 있다면 하는 것이...... 정이현 작가의 안녕 내 모든 것이 너무나 반가웠던 건 90년대 청춘들의 이야기라 그렇다. 물론 내가 고등학교를 다녔을 시기는 소설의 주인공들 보다 빠르지만 그래도 얼마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반가웠다.

 

소설의 주된 주인공은 세미지만 지혜와 준모도 주인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소설은 이 세 사람이 펼쳐가는 이야기다. 소설의 주된 주인공이 세미라고 하고 지혜와 준모도 주인공이라고 한 것은 어느 곳에선 지혜가 나였고 어느 곳에선 준모가 나였기 때문이다. 물론 주로 세미가 나인 경우가 많았지만.......

 

소설은 2011년 김정일이 죽은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소설 속 화자인 나는 지혜다. 어느 날 지혜를 찾는 전화가 걸려오는데 1978년생이라는 것을 묻고 집이 혹시 반포 아니냐는 이야기에 과거를 회상한다. 그리고 시간은 1994년 김일성이 죽은 사건으로 시작된다.

 

90년대는 이른바 문화의 시대였다. 이 문화는 전통적 의미에서의 문화가 아니라 소비가 주를 이루었던 소비문화 시대다. 90년대부터 급격하게 변화된 사회의 모습이 지금 2천년대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10대를 살아간다는 것도 80년대의 십대와 2000년대의 십대와 또 다른 어려움이 있었다. 이걸 이 소설에서 너무나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90년대 십대 시절을 보냈던 청춘들의 이야기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아직 내가 모르는 소설들도 많겠지만 어찌되었든 누군가에겐 잊혀져가는 소중한 추억이자 또 다른 세대에겐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렇다. 십대 시절은 누구나 그렇지만 당시엔 영원할 것이란 착각을 한다. 그리고 이것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다시금 내 모든 것을 추억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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