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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과 유토피아 - 니체의 철학으로 비춰본 한국인, 한국 사회
장석주 지음 / 푸르메 / 2013년 6월
평점 :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참 의아한 생각을 했다. 동물원과 유토피아라. 별로 상관없는 두 개의 단어가 어떤 조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혹은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까. 여러 궁금함이 생겼다.
처음엔 니체의 철학으로 우리 사회를 들여다 본다고 하여 흥미롭게 생각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더욱 재미있던 건 동물들의 모습을 우리 사회에 대입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한 편으로 생각하자면 동물들이 다소 억울할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보는 것만큼 동물은 이기적이지도 이타적이지도 않다. 우리가 흔히 '운다'라고 표현하는 동물의 소리는 그것은 우리의 관점으로 보아서 그럴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어쩌면 동물을 빗대어 이야기하는 부분이 조금 그렇지만 그래도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진지하게 성철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들추어서 우리가 진지하게 인문학적으로 고민할 수 있게 만드는 그런 책인 것이다. 니체의 철학은 바로 이걸 만들기 위한 메인 요리의 최고의 양념이라고 할까.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있다. 왜 니체의 철학일까? 레비나스의 철학은 아니 되었을까? 아니면 르네 지라르나 함석헌 같은 사상으로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볼 수는 없었을까?
니체의 사상을 이야기 하고자 했던 건 아마도 '차라투스트라'라는 초인이 이야기한 많은 사회적 모습을 다시 한 번 기억하기 위한 나름의 성찰적 작업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다.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함께 읽는 다면 더욱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사회란 모두가 함께 살아간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린 소통이 거의 없는 세상 속에 살아간다. 지하철을 타면 하나같이 핸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각 개인의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타인을 얼마나 의식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란 결국 개인의 삶이 아닌 공동의 삶이다. 공동의 삶을 위해서는 개인이 희생 되어야 하겠지만 때론 개인을 위해서 공동이 희생 되기도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적 삶이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공동을 위한 희생만을 강요당했다. 그러다보니 점점 개인화되어 가고 나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가 꿈꾸는 유토피아를 다시 회복하려면 자신을 위한 탐욕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한 마음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마무리한다.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