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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라 - 노재희 소설집
노재희 지음 / 작가정신 / 2013년 5월
평점 :
고독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살며시 떠오르는 시가 한 편 있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이 구절로 시작하는 시는 결국 사람은 고독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이야기한다.
너의 고독 속으로 달아나라는 소설 제목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마치 근원적으로 존재는 고독하며 결국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 고독임을 말하는 것 같다. 고독은 외로움의 근원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다. 지금 우리는 많은 시간 속에서도 자신을 진심으로 돌아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내가 나와 관계를 하지 못한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하는 그래서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곤 한다.
단편 소설집이라 모든 소설을 다 소개할 수는 없지만 소설 제목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편은 첫 소설인 고독의 발명이다. 고독의 발명은 시인이 되고 싶었던 엄복태의 이야기다. 그는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어느날 그에게 선배가 나타나 자신이 시잡지 출판하는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였다. 그는 이 이야기에 시인이 되고 싶었던 아니 지금도 시인이고픈 마음을 드러내며 그 사람을 만나 시를 건네준다. 하지만 사정상 출판을 하지 못하고 그는 낙심하지만 오히려 고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날 저녁 그는 어디로 갔을까란 소설은 주인공 영환이 버스 운전을 하는데 어느 날은 급한 용무로 잠시 버스를 길가에 세워두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니 버스가 사라지고 없다는 이야기다. 버스를 찾아 다니며 다시 회사로 들어가지만 자신이 알고 있던 회사도 아니었다. 영환은 자신이 자신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노재희의 소설은 바로 '나'를 찾아가는 여행 같다. 자신을 잃어버린 우리 시대의 사람들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주고 있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야 한다고. 어쩌면 우리가 다시 고민해야 할 건 바로 나와 마주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나를 마주하며 나를 돌아보며 나와 진실한 만남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