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읽어야 할 기록

징비록 1 - 유성룡이 보고 겪은 참혹한 임진왜란 ㅣ 샘깊은 오늘고전 15
유성룡 원작, 김기택 지음, 이부록 그림 / 알마 / 2013년 5월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것이 바로 헌법의 가장 처음 나오는 이야기다. 대통령 선거를 할 때마다 후보들은 시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거리로 나서지만 과연 표를 얻고 난 다음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던 대통령은 있을까?

유성룡의 징비록이란 책을 읽으며 나름 분개했던 건 전쟁이 일어나자 말은 이곳에 있겠다라고 하고선 실제론 이곳을 피해 도망했다는 사실이었다. 결국 백성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기 한 목숨을 살리는 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중국이나 일본에서 가끔은 전쟁을 일으켰다면 우리도 필시 그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며 긴장하고 있었을텐데 200년 동안이나 평안한 상태였다니..... 그래서 우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늘 준비를 해 두어야 함을 다시 확인한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건 가장 기본이다. 사실 전쟁에 대비하여 성을 쌓고 준비하려고 했지만 백성들이 농사 지을 때 준비한다고 원성이 자자했으니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왜들 이렇게 생각들이 없는 것인지 그러나 다시 들여다 보았을 땐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당시 시대 상황에 있었다면 나 역시 어떤 판단을 했을지 의문이다. 어쩌면 잘못된 판단을 했을 경우가 많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 책이 필요한 것이다. 역사는 결국 반복된다. 하지만 우린 얼마나 역사적 경험을 기억하며 제대로 대비를 하고 있을까? 만약 임진왜란만 제대로 기억하며 준비를 하였더라도 우리가 다시 일제에 의해 침략을 당한 치욕스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아도 되었겠지만 권력을 잡은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이익이 우선일 뿐 나라 살림은 뒷전이다. 어쩌면 이런 반복적인 권력 쟁취로 인한 백성들의 피해와 국력을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주변 나라들의 움직임에 둔감한 지도자들이 문제다. 마치 조선 시대의 왕들과 벼슬을 가진 사람들이 오판하여 고스란히 백성들만 죽어 나가고 죽을 뻔하였던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지금 우리 현실도 결코 임진왜란 때와 다르지 않다. 어쩌면 너무 이런 것을 악용해서 문제일 수도 있으나 어찌되었건 한반도 주변 상황은 매우 혼란스럽다. 위기 상황에서 이순신과 의병들이 나라를 구한 것처럼 이제는 깨어있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나라를 구할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징비록 같은 역사를 읽자. 그래서 치욕스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징비록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읽어도 충분한 양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