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오디세이 - 억새야 길을 묻는다
배성동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영남 알프스라고 해서 처음엔 알프스에 영남이란 말이 붙어 약간 의아했지만 유럽에 있는 어느 지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 알프스와 같은 곳이 있어 이런 이름을 붙였다니 얼마나 아름답기에 알프스라고 했을까 궁금해 졌다.

 

우리나라의 산들 하면 먼저 떠오르는 건 태백산맥의 줄기에 따라 설악산과 오대산 등 강원도다. 그런데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과 청도군 운문면 그리고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등에 높이 1000미터 이상 되는 7개의 산군(가지산, 운문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고헌산, 간월산)을 유럽의 알프스처럼 아름답다 하여 영남알프스라고 한다.

 

산이야 어딜가나 아름답다. 물론 흔히 설악산과 지리산의 아름다움만 부각하여 우리 산 곳곳의 아름다움을 너무 소홀히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영남 알프스로 명명된 7개의 산 중 적어도 두어 군데 정도는 가보고 싶다. 특히나 인상적이었던 건 신불산의 칼등이었다. 감히 교만하게 두 다리로 가지 못하고 자연 앞에 머리 숙여 네 다리로 가야만 하는 산에 대한 신비한 경외감과 네 다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일종의 호기심도 생긴다.

 

책의 장점이라면 단순히 산행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어쩌면 산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여러 역사적 기록을 보여준다. 하긴 산은 인간의 모든 걸 받아들이면서도 동시에 함께 살아갔으니 비록 흔적은 시간에 의해 지워져 있다 해도 자연의 오랜 기억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산은 단순히 지금 우리의 모습이 아닌 과거를 통해 현재를 그리고 현재를 통해 미래를 알려주는 지침서 같은 역할도 한다.

 

또한 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그 산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와 특히 오지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오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옛 이야기를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질 정도로 정감 있다. 어쩌면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어 산이 그저 멀리 떨어져 있는 공간이 아니라 지금 우리와 함께 하는 공간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리라.

 

영남 알프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의 산천도 참 아름다운 곳이란 걸 느꼈으면 하는 바램이다. 한때 외국으로 여행가기를 바랐던 적도 있었지만 이젠 점점 우리 산의 아름다움을 소개 받으니 굳이 외국보다는 우리나라 곳곳을 일주하며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아마 평생 둘러봐도 다 못 가보겠지만 그래도 이런 책이라도 읽으며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